강력 범죄로 재난안전문자 발송된 건 처음
지난 25일 경기도 시흥에서 벌어진 주택가 흉기 난동은 경찰과 범인간의 추격전이 벌어지면서 초유의 재난 안전 문자까지 발송됐다.
사건은 밤 9시11분경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벌어졌다. 흉기를 든 40대 남성이 다세대주택 외벽을 타고 내려와 창문을 통해 한 집에 침입하려 했다. 놀란 집주인이 신고하자 남성은 창문을 깨고 위협했다.
피해 주민은 MBC방송에 “그 사람이 저를 보고 욕을 하면서 뭐라고 하면서 흉기를 양쪽 손에 다 들고 있었다. 죽일 듯이 쫓아오더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남성은 경찰관들까지 흉기로 위협하며 추격전을 벌였다. 이 남성은 자기 집 옥상으로 도주했다가 이웃집 옥상으로 건너가는 등의 대치를 벌였다.
실랑이를 벌이기 50여 분, 남성은 건물 외벽에 설치된 배관을 타고 1층으로 내려와 도주하려다 실패했다. 경찰이 테이저건을 발사해 오후 10시경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비슷한 시각 시흥시는 “정왕동 OOOO번지 주변 흉기 난동 불상자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강력 범죄로 재난안전문자가 발송된 건 처음이라고 행정안전부는 밝혔다. 다행히 난동 과정에서 다친 시민이나 경찰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체포된 남성은 알 수 없는 말로 횡설수설했다. 마약이나 음주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조사에서 남성은 “귀에 환청이 들리고 이웃들이 자기 집을 엿듣는 것 같아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 경위와 추가 범행이 있는지 등을 조사중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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