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화성 탐사를 위한 미국 차세대 유인 우주선 ‘스타십’이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실패했습니다. 원인 불명의 이유로 발사 4분 만에 폭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패에도 불구하고 우주기업 스페이스X 직원들은 환호했다고 하는데요. 아마도 “많이 배웠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스페이스X CEO의 말에 그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역대 우주탐사가 항상 성공적이었던 건 아닙니다. 그중에서도 1986년 미국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고는 가장 비극적인 경우입니다.
당시 챌린저호에는 세계 최초의 민간인 여성 우주비행사 크리스타 매콜리프(1948∼1986·사진)가 타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교사 출신인 매콜리프가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탑승원으로 최종 선발된 것은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교사 프로그램(TISP)’이라는 야심찬 프로젝트 덕분이었습니다. 1만1000 대 1의 경쟁을 뚫은 그녀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우주에서 원격 수업을 실시간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꿈은 챌린저호 폭발과 함께 허공으로 흩어집니다.
1986년 1월 28일, 여러 차례 연기되었던 챌린저호는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시무시한 굉음과 함께 우주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발사된 지 불과 73초 후 1만4020m 상공에서 그대로 폭발합니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넋을 놓고 울음을 터뜨렸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방송을 타고 실시간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훗날 오른쪽 로켓 부스터의 이음새를 연결해주는 O링이 발사 당시의 추운 날씨 때문에 탄성을 잃고 역할을 못 하게 된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밝혀집니다.
매콜리프를 포함한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챌린저호 폭발로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NASA의 우주교사 프로그램은 폐지되었으며, 2년 8개월 동안 우주왕복선의 운용이 전면 중지되었습니다. 1990년대 인류의 우주탐사는 휴지기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매콜리프의 꿈은 그대로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1986년 매콜리프와 함께 우주교사 후보로 선발되어 동일한 훈련을 받았던 바버라 모건이 있었습니다. 초등 교사였던 모건은 참사 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갔지만, 클린턴 정권이 들어서고 1998년 NASA가 우주교사 프로그램을 부활시키자 정식 우주비행사로 선발됩니다. 그리고 길고 긴 훈련 과정을 거쳐 드디어 2007년, 모건은 우주왕복선 ‘인데버’호를 타고 원격수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챌린저호 폭발 사고가 난 지 21년 만입니다. 비록 매콜리프는 비운에 갔지만, 그녀의 꿈은 죽지 않고 살아서 인류의 우주탐사를 위한 발걸음이 된 것입니다.
이번에 실패한 스타십 역시 4분이라는 짧은 시간의 비행이었지만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대형 우주여객선 개발을 위한 필수적인 자료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스타십 폭발을 단순한 실패로 보지 않는 이유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