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확정… 역대 최대 19% 하락
보유세 부담 3년前 수준으로
강남 84㎡ 보유세 20% 넘게 줄어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변수
올해 전국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약 19% 떨어지는 것으로 확정됐다. 2005년 주택 가격 공시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서울 강북에서는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 이하에 거주하는 대다수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대상에서 벗어나는 등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이 3년 전인 2020년 이전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소유주 의견 제출, 전문가 검증 등을 거쳐 올해 전국 공동주택 1486만 채 공시가격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평균 18.63% 낮아져 2013년(―4.1%) 이후 10년 만에 하락했다. 지난해 공시가격이 17.20% 상승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2021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공시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소유주들의 의견 제출은 지난해보다 12.6% 감소한 815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여기에 각종 보유세 감면안이 적용되면서 서울 시내 주요 단지의 보유세 부담이 2020년보다 하락하는 곳이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 1주택자는 종부세 기본공제가 공시가격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됐다. 부부 공동명의를 하면 합산 공시가격 18억 원까지 종부세가 면제된다.
강북 지역인 마포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59㎡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13억8200만 원에서 올해 10억9400만 원으로 하락하면서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이 계산한 보유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해당 집을 보유한 1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253만 원으로 2020년(343만 원) 대비 26.2% 낮아진다. 종부세와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각각 60%, 45%로 적용했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7㎡의 올해 공시가격은 24억7700만 원으로 지난해(26억6700만 원)보다 7.1% 줄었다. 올해 보유세는 1078만 원으로 2020년 1359만 원 대비 20.6% 줄었다.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84.93㎡를 보유한 1주택자의 올해 보유세는 772만 원으로 매겨져 2020년 1017만 원보다 24.1% 줄었다.
다만 올해 최종 보유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에 따라 시뮬레이션보다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나 재산세를 매길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로, 이 비율이 높아지면 최종 세액이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세수 감소 우려가 높아진 데다 공시가격 인하와 보유세 부담 완화안으로 다주택자의 보유세 감소 폭이 1주택자보다 크다는 점을 들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지난해 수준인 60%에서 일부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소장은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 만큼 급매물이 사라져 급격한 집값 하락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연착륙과 정상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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