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 스쿨존에서 1.5t짜리 원통형 화물에 치여 숨진 아이의 아빠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심경을 올렸다.
자신을 아이 아빠라고 하며 글을 올린 이는 “스쿨존 사고를 보면서 뉴스에 나오는 다른 사람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우리 가족에게도 생길 수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글쓴이는 사망한 딸 A 양의 사랑스러웠던 모습에 대해 추억했다. 그는 “엄마에게 와서 안아달라고 강아지처럼 기다리면 아이 엄마가 가슴이 터지도록 한참 안아준다”며 “그 모습을 보며 매일 평범한 일상에 행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는 엄마에게 카톡으로 ‘사랑해’라는 표현을 하루에도 몇 번씩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건조기에서 말린 수건을 가득 꺼내 놓으면 소파에 앉아 3단으로 예쁘게 개어 놓았다”며 “일주일 용돈이 정말 적은데 쓰지 않고 모아서 엄마, 아빠 생일선물 사준다고 했다”고 A 양을 추억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다른 사람 챙기는 걸 너무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사고 당일 모르는 작은 아이와 손을 잡고 등교하더라”라며 “기사로 보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학교 동생이더라. 그 아이는 경상이라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걱정하고 본인의 몸이 좀 힘들어도 다른 사람이 기뻐한다면 자기 희생을 하는 아이라 그게 본인을 힘들게 할까 늘 걱정됐다”며 “손에 작은 가시가 박히면 가시로 긁어내기 전에 이미 눈물바다인데, 그런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까. 가슴이 찢어진다는 표현이 글로 담을 때와 또 다르다”고 했다.
글쓴이는 사고 다음 날이 A 양의 태권도 심사가 있는 날이라고 했다. 글쓴이는 “빈소에 관장님이 도복과 품 띠를 가져와서 많이도 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예쁜 사진과 동영상도 추억하고 싶지만 지금은 글만 올리겠다”며 “우리 강아지가 없으니 집에 너무 조용하고 적막하고 냉장고 소리만 들린다”고 했다.
또한 “내일이 사랑했던 우리 장모님 기일인데, 장모님과 같은 묘에 묻혔다”며 “딸이 태어나기도 전에 장모님께서 돌아가셨으니 하늘나라에서 서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게차로 하역 작업 중이던 원통형 그물망 제조용 실뭉치가 경사길에 떨어져 굴려 내려오면서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 1명을 덮쳤다. 경찰은 해당 그물망 뭉치 작업자 등 현장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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