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간부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35분경 강원 강릉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간부 A 씨(50)가 몸에 휘발성 물질을 부은 뒤 불을 붙였다. 주위에 있던 이들이 소화기를 가져와 불을 껐지만 A 씨는 전신화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헬기로 서울의 한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찰은 지난달 A 씨 등 강원건설지부 전현직 간부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날 오후 3시 강릉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내 건설 현장에서 공사를 방해하고 지연시키는 방법으로 업체들로부터 8000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공동공갈 및 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A 씨 등 3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증거인멸, 도주 우려가 없다” 등의 이유로 기각됐다.
A 씨는 자필로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 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네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A 씨의 분신 소식이 알려지자 민노총 건설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인 현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근로자의 날 기념 결의대회에 참석했던 강원건설지부 노조원 500여 명도 강릉지원 앞 분신 현장을 찾아 긴급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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