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원료로 쓰일 수 있는 양귀비를 몰래 기른 농민들이 광주에서 잇따라 적발됐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70대 A 씨와 50대 B 씨를 따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광산구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 텃밭 등에서 마약용 양귀비 각각 57주, 150주를 재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배탈에 효능이 있어 재배했다’, ‘씨앗이 날아와 저절로 자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남부경찰서도 같은 혐의로 80대 여성 C 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C 씨는 남구 월산동 텃밭에서 마약용 양귀비 1주를 재배한 혐의다. 순찰하던 지구대 경찰관에 의해 적발됐다.
C 씨는 “양귀비인 줄 몰랐다. 씨앗이 바람에 날려 자연 발아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양귀비를 압수하는 한편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양귀비는 재배가 금지된 마약 원료 품종과 관상용 등 2종류가 있는데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이들은 모두 마약 원료 품종을 재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의 재료가 되는 양귀비는 4월 중순부터 6월 하순에 꽃을 피운다. 줄기나 꽃봉오리에 털이 없고 매끈하며 열매는 크고 꽃잎에 검은 반점이 있는 붉은 색을 띠는 점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는 개양귀비와 구별된다.
마약류 취급 자격이나 허가 없이 양귀비를 경작하다가 적발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