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전후해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항공편이 차질을 빚는 등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에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4일부터 5일 오후 7시까지 이틀간 최대 882.0mm(한라산 일대)의 비가 내렸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이 1000∼1300mm인 점을 감안하면 이틀 새 1년간 내릴 비의 3분의 2가 내린 셈이다. 서귀포에도 316.8mm의 비가 내렸다. 순간풍속 초속 20m(시속 70km) 이상의 강한 바람도 불면서 이 지역과 전라·경상권 해안에 강풍특보가 발효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5일 오후 8시 기준 항공기 488편 중 218편이 결항했다. 제주국제공항에는 대기 승객과 4일 제주를 떠나지 못한 수학여행단 등이 함께 몰리면서 크게 붐볐다.
전남 장흥 318.5mm, 경남 남해 230.1mm 등 남부지방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계곡에서는 2명이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서울 등 수도권에도 한때 시간당 20mm가 넘는 강한 비가 쏟아졌다.
5월 초 갑작스러운 호우는 고온다습한 남풍(南風)의 영향이다. 한반도 동쪽에 자리 잡은 고기압과 서쪽의 저기압 사이에 생긴 ‘바람의 통로’로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따뜻한 남풍이 북상하면서 한반도 하늘 위에 거대한 비구름을 만들었다.
비는 6일 오후 대부분 그칠 전망이다. 5, 6일 예상 강수량은 전남, 경남, 제주 50∼200mm 이상, 그 밖의 전국은 20∼100mm 이상이다. 일요일인 7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맑아지겠다. 다음 주에는 고기압권에 들면서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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