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와 관계된 회사에서 법률 자문을 맡아온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박 전 특검 측이 “해당 자문은 금융·주식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특검은 라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프로골퍼 안모 씨(33)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골프아카데미와 서초의 승마리조트에서 법률 자문을 맡았다. 골프아카데미와는 지난해 9월, 승마리조트와는 올해 1월 각각 법률 자문 계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박 특검은 이 두 곳에서 매달 자문료로 550만 원을 받아 지금까지 총 6600만 원을 수령했다.
특히 이 골프아카데미는 라 대표 등이 투자 수익금을 빼돌리는 ‘수수료 창구’로 활용했다고 거론된 곳이다. 이들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수익금을 일부 수수료로 받을 때 실제 거래 없이 거액의 레슨비를 골프아카데미에 지급하는 식으로 받아 수익을 숨기고 세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있다. 이 법인의 대표이사는 안 씨, 사내이사는 라 대표다.
또 박 전 특검이 법률 고문으로 계약을 맺은 지난해 9월은 가짜 수산업자 연루 의혹은 물론이고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50억 클럽’ 의혹이 불거진 뒤다.
이와 관련해 박 전 특검 측 법률대리인은 입장을 내고 “두 회사 등 주가조작 의혹 관련 기업에 개인적으로 투자했다거나 주식거래 등에 관한 법률자문을 제공했다는 추론은 허위”라며 “자문료를 수령한 것 이외에 일체의 금전 거래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특검은 해당 회사들이 최근 보도되고 있는 주식투자 사건 관련 기업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레저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만 알고 있었고, 계약 기간 해당 회사들의 법률자문 요청사항 중 금융 또는 주식 관련 사항은 단 하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특검이 두 회사와 체결한 자문계약은 기업 운영에 관한 일반적인 자문계약으로, 계약·노무·세무 등 기업의 필요에 따라 법률적 의견을 문의하는 경우 그에 대한 답변을 위주로 하는 전형적인 법률자문 사무”라며 “정당하고 적법한 변호사의 업무 범위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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