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측과 주가 조작 개입 정황
의사 300명 고수익 미끼 투자 유인
일부 의사는 100억 이상 투자”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 대표를 도와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진 병원장 주모 씨가 폭락 직전 지인들로부터 거액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주 씨가 주가 조작 사태에 깊숙하게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만간 주 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7일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주 씨는 3월 초 본인 소유 부동산 10곳을 담보로 지인 4명으로부터 50억 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주가 폭락 사태가 일어나기 약 50일 전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 업계에선 라 대표가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집한 만큼 주 씨의 차입금도 라 대표 측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 씨는 2015년경부터 서울 노원구에서 재활의학과 병원 및 피부관리숍을 운영하면서 라 대표에게 동료 의사 및 의료계 지인들을 소개해 투자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모집책이면서 거액의 투자자인 주 씨가 라 대표의 사업에 깊숙히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팀은 3일부터 라 대표 일당에게 거액을 투자한 의사 투자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조사에서 “주 씨의 소개를 받고 라 대표에게 투자를 일임했을 뿐 주가 조작 정황은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한 투자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투자자를 소개한 사람이 라 대표 일당으로부터 고액의 수수료를 받는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됐다”며 “고수익을 미끼로 한 투자자 모집과 수수료 지급, 수수료·수익금 재투자 제안 등이 상시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라 대표 일당에게 투자한 의사는 300여 명에 이르며 일부는 100억 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라 대표는 앞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를 모집한 게 아니라 원하는 지인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받은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동아일보는 주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그의 병원을 찾아가고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검찰은 조만간 주 씨를 불러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투자자 중 통정거래(같은 세력끼리 매매를 하며 주가를 움직이는 수법) 사실을 미리 인지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할 수 있다”며 “주 씨 외에도 라 대표 일당과 자금 거래를 한 인물에 대해 자금 추적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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