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은 8일 “다음은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마약범죄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18대 지검 마약전담 부장검사·수사과장 회의’에서 “마약범죄 폭증세에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 마약범죄가 특정 계층이나 직업군에 국한된 범죄로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으나, 현재는 연령·성별·계층·직업·지역과 관계없이 마약범죄가 국민 일상 속으로 깊이 파고든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호기심에 ‘한 번은 괜찮겠지’라며 마약에 손대면 자신은 망치고 가족을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뜨리며 이웃과 주변의 생명, 건강과 영혼까지 파괴하는 대표적인 민생침해범죄”라고 했다.
이 총장은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를 근거로 전국 57개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이 검출됐으며 하수도를 통해 배출되고 버려지는 필로폰이 하루에 4만 명가량 투약 가능할 정도의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마약사범이 30% 증가하는 동안, 청소년 마약사범은 304% 폭증했다고도 지적했다.
이 총장은 “우리는 이미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역사를 갖고 있고 전 국민이 마약 근절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다시 한번 마약과 싸워 이겨 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20년 넘도록 마약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며 국제적으로 마약 통제에 성공한 모범국가로 알려져 오다가 지난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마약이 일상 깊숙이 침투하는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일선 18대 지검의 마약전담 부장검사, 마약수사과장들은 마약과의 전쟁을 신속하고 굳건하게 치러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내야 할 최일선의 첨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족히 천 명을 두렵게 할 수 있다’(일부당경 족구천부·一夫當逕 足懼千夫)고 한 충무공의 뜻을 헤아려 달라”며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중심으로 모든 검찰 구성원이 합심하고 경찰·해경·관세청·식약처 지자체·민간단체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이 땅에서 마약을 깨끗하게 쓸어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마약범죄 동향과 정보, 수사사례를 공유하고 효율적인 수사와 기관 간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청소년 중독자나 단순 투약자에게는 재범방지와 조속한 사회 복귀를 위해 치료·재활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기로 했다.
검찰은 지난 2월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출범시켰으며 지난달에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지역별 ‘마약수사 실무협의체’를 확대 구축했다. 이달 중 대검에 마약·조직범죄부와 마약과를 복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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