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직원에 대해 “꽃뱀일 수 있다”며 성희롱적 발언을 하고 평소에도 성차별적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돼 정직 처분을 받은 서울대학교 직원이 학교를 상대로 징계 무효 청구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정회일)는 A 씨가 서울대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27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동료 직원을 ‘꽃뱀’이라고 지칭한) 발언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동석한 직원들의 진술도 대체로 일치한다”며 “‘꽃뱀’ 발언은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만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근무 중 이어진 성차별적 발언에 대해서도 “동료 직원들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원고의 성차별적 발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며 징계 사유로 인정된다고 봤다.
또한 동료 직원에 대한 폭언에 대해서는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지적이나 부당한 질책으로, 다른 동료 직원들에게도 불안감, 공포심을 야기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전보 조치에 대해서도 “원고가 전보로 인해 하위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했다고 보이지 않고, 업무 부담이 과중해졌다고 볼 근거도 없다”며 A 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서울대 행정직원인 A 씨는 2018년 3월 후배 여직원 B 씨를 포함한 동료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을 언급하며 “B 씨가 꽃뱀일 수도 있으니 기관장 등을 잘 보필하라”고 다른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이 일로 같은 해 8월 B 씨와 공간 분리 조치됐는데,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B 씨에게 “기본이 없다”, “버르장머리가 없다”며 수시로 폭언했고, 폭언을 1시간가량 이어갈 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모두가 있는 근무 공간에서 하루에 한 번 이상 “여자여서 일을 못 한다”, “이래서 여자 쓰면 안 된다” 등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결국 징계위에 회부됐고, 2019년 3월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정직 기간이 끝난 뒤에는 행정직이 아닌 전산직으로 전보됐다.
이에 A 씨는 징계 내용이 모두 B 씨의 과장된 진술에 근거한 것이고, 하급자를 질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일 뿐이라며 이번 소송을 냈다. 5급 직원이었던 그는 전보로 6~9급 직원이 처리하던 업무를 맡아 부담이 과중해졌다며 부당하고도 주장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