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회식문화’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회식문화가 감소했다는 서울시민은 10명 중 6명에 달했다.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회식문화 등이 줄어들길 원했다.
9일 서울시가 발표한 ‘야간활동 활성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회식문화가 감소했다는 응답률이 64.4%로 집계됐다. 회식문화가 줄어든 이유로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집합금지’ 때문이라는 응답이 52.9%로 가장 많았다. 이는 서울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 6~10일 서울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회식문화가 줄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별 다른 야간활동에 나서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회식 감소에 따른 야간활동이 증가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37.6%로 가장 많았고, ‘큰 변화가 없다’는 답변이 32.8%로 뒤를 이었다. ‘증가했다’는 응답은 29.6%에 불과했다. 회식문화 대비 야간활동이 증가한 시민들은 ‘친목활동이나 취미활동(44%)’, ‘쉼, 휴식 등 개인활동(41.8%)’으로 시간을 즐겼다.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음주 등 유흥활동이나 회식문화가 줄어들길 희망했다.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원한다는 응답도 36.2%를 차지했다. 더 늘어나길 희망하는 응답률은 24.1%로 나타났다.
서울시민 10명 중 8명꼴인 78.8%는 최근 1년간 야간활동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야간활동은 오후 6시~오전 6시 사이에 하는 야간개장 시설 방문, 경관 관람, 체험활동, 엔터테인먼트 등을 모두 포함한 활동을 의미한다. 남성(83.7%)이 여성(74.2%)보다 많았고, 연령대는 2~30대, 40대, 50대, 60대 이상 순으로 나타났다.
주로 하는 야간활동은 음주 등 유흥활동이 41.8%로 가장 많았다. 야간 축제에 참여하거나 공공문화시설에 방문하는 경우도 35.3%로 뒤를 이었다. 주로 야간활동을 하는 지역은 강남구, 송파구, 마포구 순이었다. 야간활동 빈도는 월 2~3회로 답변한 시민이 27.8%로 가장 많았다. 야간활동 1회당 평균 지출금액은 7만4562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요일은 금요일 밤~토요일 아침이 51.1%로 가장 많았고 시간대는 오후 6시~오후 10시의 비중이 79%로 가장 높았다. 야간활동의 장점으로는 ‘스트레스 해소 등 삶의 활력소 제공(43.6%)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단점으로는 ’휴식시간, 수면 부족(49.0%)‘이 꼽혔다. 야간활동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는 ’휴식 등 다른 활동을 하고 싶어서(49.0%)‘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인 81.7%는 서울을 야간활동 하기에 좋은 도시로 평가했다.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68.9%를 차지했다.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이 필요한 이유로는 ’다양한 시민문화 향유 기회 확대(37.2%)‘, ’침체된 경제 활성화(29.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 수립 시 고려해야 할 점으로는 ’안심·안전‘이 39.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교통(23.8%)‘, ’경제회복(14.5%)‘, ’문화·여가(14.3%)‘ 등으로 나타났다. 정책 수립 시 가장 기대하는 점으로는 ’야간 교통수단 이용 편의 제고‘가 22.9%로 높게 나타났다.
서울에서 야간활동을 하는 시민 중 만 20~59세 남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표적 집단 심층면접조사(FGI) 결과 표적그룹의 시민들은 야간보다 주간, 실외보다 실내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청년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야간 야외활동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야간 근로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내국인과 서울방문 외국인·가이드 등 약 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베이·인터뷰 결과에서는 답변자의 87.5%가 서울의 야간활동은 활발하고, 야간관광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주요 불편사항으로는 ’음식점 등의 이른 폐점시간‘(56.3%)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야간활동 현황과 관련한 국내 첫 조사로 코로나19 이후 시민들의 야간활동의 현주소를 살피고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에 대한 인식과 정책 공감성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최경주 서울특별시 문화본부장은 “런던, 뉴욕 등 세계 여러 도시들이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야간 문화활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서울시도 야간문화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시민들의 삶에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촘촘한 정책설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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