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하니 50억 현금뭉치가…2조원대 불법도박 조직 검거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5월 9일 14시 11분


2조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현금 50억 원.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제공
2조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현금 50억 원.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제공
2조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20여 개를 8년 넘게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9일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법 도박조직 국내 자금운영팀 총책 A 씨(38) 등 5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B 씨(25) 등 6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 등은 2014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필리핀과 국내에서 불법 도박사이트 23개를 운영해 2조880억 원대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필리핀에 위장법인 본사 사무실을 두고 바카라와 파워볼 등을 도박사이트에서 불법 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광고를 통해 월 450만 원을 보장해 준다고 속여 20~30대 국내외 활동 직원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직은 임원진 아래 지원팀·운영팀·재무팀·영업팀 등을 구성해 대기업과 유사한 체계를 갖추고 범행했다. 회장 직속인 자금운영팀은 도박 수익금을 인출해 환전하고 정산 후 분배하는 등 철저하게 자금을 관리했다.

특히 사이트를 잇따라 옮겨 단속을 피하려고 했으며 직원들에게 검거 시 대응요령 및 매뉴얼을 숙지하게 하는 등 수사망을 피하려는 치밀함도 보였다.

본사는 조직원들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경찰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구성원 신상은 전혀 모른다고 진술하라’며 증거인멸을 지시했다. 또 구속되면 매월 300만 원을 주겠다는 보상안도 제시했다.

첩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자금운영팀 조직원들을 체포하고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A 씨가 거주하면서 사무실처럼 사용한 서울 소재 오피스텔에서 현금 20억 원을 찾았으며 A 씨 차량 내 가방에서도 현금 30억 원을 발견해 압수했다.

이어 이들의 인출 계좌를 지급정지한 뒤 잔액 78억 원을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이들이 운영하는 도박사이트 접속을 차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해외 총책 등 해외에서 근무하는 조직원 20여 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인터폴 수배 조치해 강제송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 조직원 규모는 100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나머지 조직원에 대해서도 추적해 엄정하게 법 집행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이버도박은 다른 도박보다 중독성이 더 강하고 범죄 조직의 수익만 올려주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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