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 승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어린이들이 줄지어 등장하자 엄숙함과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날 봉행 된 동자승 단기출가 프로그램 ‘보리수 새싹학교 삭발수계식’을 보기 위해 불교 신자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점심도 거른 채 경내를 에워쌌습니다.
장난기가 쏙 빠진 6~7세 남자 어린이 9명은 삭발식을 앞두고 울먹이기도 했지만 막상 스님이 이발기의 전원을 켜자 눈을 감고 머리를 맡겼습니다. 연세가 많은 스님에 비해 젊은 스님들의 이발 실력이 다소 서툴기는 했지만 10여분 만에 까까머리 동자승들이 탄생했습니다.
한 올도 남지 않은 자신의 머리가 어색했던 동자승들은 계속해서 머리를 만지면서도 서로를 가리키며 연신 꺄르르 웃기도 했습니다. ‘인’으로 시작하는 법명을 부여받으며 어엿한 스님의 모습이 된 동자승들은 이날부터 21일 동안 부모 곁을 떠나 조계사에서 출가 생활을 하며 불교 교리를 바탕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바르고 좋은 생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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