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에 묶여 비 쫄딱 맞은 개…5성급 호텔 “멧돼지 감시견”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5월 10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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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측이 멧돼지 감시용으로 묶어놨다는 강아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호텔 측이 멧돼지 감시용으로 묶어놨다는 강아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의 한 5성급 호텔이 산길에 개를 묶어놓고 빗속에 방치해 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호텔 측은 ‘멧돼지 감시용’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지난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는 ‘5성급 호텔에서 키우는 강아지 관리가 이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 씨는 “산책하다 강아지를 발견했다”면서 “처음에는 호텔에서 키우는 강아지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이상했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 (강아지) 집 안에 사료를 잔뜩 쌓아둔 탓에 강아지는 비가 와도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문 밖에서만 밥을 먹고 있더라”며 “온몸이 다 젖어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에는 짧은 목줄을 한 개 한마리가 처량하게 비를 맞고 있었다. 집 안엔 사료가 잔뜩 쏟아져 있었고 물통엔 흙탕물이 차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개집 안에 사료가 쌓여있어 강아지는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물그릇에는 흙탕물이 가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개집 안에 사료가 쌓여있어 강아지는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물그릇에는 흙탕물이 가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 씨는 “5성급 호텔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이렇게 관리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꼬리는 내려가서 풀 죽어있고, 30분을 지켜봤는데 중간중간 확인하는 직원도 없었다”고 말했다.

A 씨가 프런트에 가서 물어보니 호텔 관계자는 “호텔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맞고 멧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저렇게 해놨다”고 한다.

해당 글은 조회 수 10만 회를 기록했고 2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등 크게 화제가 됐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호텔 측은 7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명문을 올렸다.

호텔 공식 계정 인스타그램 갈무리
호텔 공식 계정 인스타그램 갈무리


호텔 측은 “야생동물 감시견과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국립공원 내 위치한 특성상 겨울철 야생동물의 출현을 감시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다.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바로 옆 민가에서 키우는 감시견의 위치를 리조트와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일 오전 감시견은 견주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이동 조치했다”며 “또한 병원 검진을 통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호텔 측의 해명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해당 호텔은 반려동물과 함께 머무를 수 있는 ‘펫 객실’을 운영해왔다. 한 누리꾼은 “어떤 개는 비를 맞아 가며 야생동물 감시를 해야 하고, 또 어떤 개는 호캉스를 하느냐. 개도 급이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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