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20억 상당 마약 국내 밀반입한 범죄단체 76명 검거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11일 10시 37분


해외에서 수십억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뒤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특히 이 범행에는 청소년들도 가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총책 A(29)씨 등 76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또 A씨를 포함한 12명을 구속 송치했으며, 이 가운데 밀반입책 6명에 대해서는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A씨 등은 2022년 6월부터 12월까지 베트남에서 국내로 7차례에 걸쳐 엑스터시 등 시가 22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후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공급·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네 선후배 관계였던 밀반입 총책 A씨와 B(26)씨는 2022년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베트남 현지 마약상과 연결, 함께 베트남으로 출국해 사전 답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베트남에서 ▲국내로 마약을 운반할 ‘운반책’ ▲운반책을 섭외할 ‘모집책’ ▲총책 부재 시 대신 밀반입을 계획·실행할 ‘관리책’을 모집했다.

이후 A씨 등 일당은 베트남 현지 마약상과 직접 접촉해 엑스터시 등을 공급받아 밀반입했으며, 밀반입된 마약류는 판매책을 모집해 텔레그램 등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 전역에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밀반입 총책 A씨와 B씨는 운반책의 선발 기준으로, 마약류 관련 처벌 전력이 없고 다량의 마약류 은닉이 가능한 체격이 큰 남성들을 섭외했다. 운반책들은 속옷을 겹겹이 입고 그 사이에 마약류를 숨기는 수법 등을 이용하면서 휴가철이나 주말 등 관광객이 많아 인천국제공항이 혼잡한 틈을 노려 세관의 눈을 피했다.

또 조직원들의 성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면접을 보는 등 치밀함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조직원들의 이탈에 대비해 마약류를 함께 투약하거나, 밀반입 성공 시 유흥주점에서 술과 마약을 함께하며 결속을 다지고, 거액의 돈을 빌려준 후 갚지 못할 경우 범행에 가담시켜 채무를 탕감해주기도 했다.

조사결과 밀반입한 대량의 마약류는 개설된 유통망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마약 판매책들에게 도매 형식으로 직접 전달되거나 텔레그램·가상자산을 이용해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투약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던지기 수법에는 청소년 3명이 동원됐으며, 다른 3명의 청소년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 등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엑스터시 등 시가 8억3300만원 상당의 각종 마약류를 압수해 유통 확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가상자산 등 95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총책의 국내 상·하선 판매책들과의 점조직 유통망에 대한 추가 수사와 함께 매수·투약자들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마약류 범죄를 척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총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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