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의 도시 슬로건이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서울’과 ‘소울’의 발음이 비슷한 점에서 착안한 것으로, ‘내 영혼을 채울 수 있는 도시 서울’이라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 서울의 세 번째 슬로건은 ‘서울 마이 소울’
‘서울 마이 소울’은 서울시의 세 번째 슬로건입니다. 서울시는 2002년 이명박 시장 재임 시절 ‘하이 서울(Hi Seoul)’을 첫 슬로건을 도입했습니다. 2006년 오세훈 시장은 ‘소울 오브 아시아(Soul of Asia)’라는 서브 슬로건을 추가했죠. 이후 취임한 박원순 전 시장은 2015년 ‘아이 서울 유’(I SEOUL U)로 슬로건을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다” “어법에 맞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선 후 슬로건 교체를 추진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공모 등을 거쳐 △서울 포 유(Seoul for you) △어메이징 서울(Amazing Seoul) △서울, 마이 소울 △메이크 잇 해픈, 서울(Make it happen, Seoul) 등 4개를 후보로 정한 뒤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올 1월 31일까지 1차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투표 결과 ‘서울 마이 소울’과 ‘서울 포 유’ 2개로 압축돼 최종 투표에 들어갔는데 총 26만513명이 참여한 결과 ‘서울 마이 소울’(63.1%)이 ‘서울 포 유’(36.9%)를 앞서 새 슬로건으로 확정됐습니다. 서울시는 새 슬로건의 디자인 후보 4개를 공개했고, 이달 말까지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뒤 최종 디자인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 뉴욕은 캠페인 슬로건 만들었다 역풍
이처럼 20여 년 동안 세 번이나 슬로건이 바뀐 서울시와 달리 해외의 도시 슬로건은 오랫동안 유지되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시가 대표적인데요. 뉴욕시는 1997년 ‘아이 러브 뉴욕(I♥NY)’를 슬로건으로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2004년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이 도입한 ‘아이엠스테르담(Iamsterdam)’도 도시를 대표하는 브랜드 슬로건으로 자리 잡았고, 독일 베를린이 2008년부터 사용해온 ‘비 베를린(Be Berlin)’ 역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뉴욕시는 ‘나’ 대신 ‘우리’를 강조하겠다며 ‘WE♥NYC’라는 새 로고를 발표했다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공원 돌보기, 도심 청소 등에 뉴욕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다만 뉴욕시는 이 로고가 ‘I♥NY’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뉴욕시의 이런 설명에도 여론은 냉랭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은 도시 슬로건을 굳이 왜 새로 만드냐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뉴욕시민들도 새 로고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여행사 앨티튜드 럭셔리 익스피리언스 존 빌러 사장은 “전 세계에서 식별 가능한 브랜드를 왜 수정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현지 언론들도 ‘WE♥NYC’를 향한 날 선 반응을 이어갔습니다.
서울시는 이달 말 디자인 선호도 조사가 마무리되면, 정교화 작업을 한 뒤 최종 디자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서울 마이 소울’을 담은 새 디자인의 슬로건이 서울을 대표하는 도시 브랜드로서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됩니다.
슬로건의 목표는 도시 브랜딩입니다. 도시 브랜딩을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선 무엇보다 ‘I♥NY’처럼 시민들의 가슴 속에 오랫동안 머물러야 할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확정된 ‘서울 마이 소울’은 부디 서울 시민들의 사랑을 영원히 받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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