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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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성 충남경찰청장

유재성 충남경찰청장
유재성 충남경찰청장
마약(Narcotics)이란 용어는 무감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Narkotikos’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수면 및 혼미를 야기해 통증을 완화하는 물질이다. 마약류 중 일부는 의료용으로 활용되지만 국가는 마약의 사용을 엄격히 규제한다. 주지하다시피 그 엄청난 부작용 때문이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필라델피아 마약 거리에는 일명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투약자들이 널브러져 있다. 미국에서는 2021년 마약중독으로 사망자 10만7000여 명이 발생했다. 그 가운데 3분의 2는 펜타닐 복용자였다.

펜타닐 중독의 부작용은 미국뿐 아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촌 파벨라에서는 펜타닐 중독자로 인해 치안이 마비될 정도라고 한다.

마치 좀비같이 변해버린 펜타닐 마약 중독자들의 공포스러운 모습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그런데 우리 충남지역도 펜타닐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2020년 12월 아산경찰서는 펜타닐 등 마약류 유통책, 투약자, 소지자 등 49명을 검거해 그 가운데 10명을 구속했다. 외신 뉴스에서 전한 것과 똑같은 펜타닐은 아니었지만 펜타닐 성분이 들어간 합성마약이었다.

펜타닐뿐 아니라 모든 마약은 한번 손대면 중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사람의 뇌세포를 망가트려 피해망상, 환청 등 정신분열 증세를 일으키고 종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뿐인가. 마약의 중독 상태는 추가적인 범행을 부르고 주변까지 황폐화시킨다. 잘나가던 사업가나 연예인 등이 마약에 손을 댔다가 패가망신한 사례를 우리는 수도 없이 본다. 행복감은 일시적이지만 불안감과 우울감 등 고통은 영원하다. 큰 결심을 한다고 해서 끊어내지지 않는다.

충남에서는 2021년 말 기준(가장 최근의 확정통계)으로 마약류 사범 347명이 적발 검거됐다. 이후에도 거의 비슷한 규모의 마약류 사범이 검거되고 있다. 유형별로는 향정 사범이 51.9%로 가장 많고, 마약 사범이 36.9%, 대마 사범이 11.2%를 차지한다. 필로폰을 투약·매매·소지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다. 연령별로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전 연령층에서 고르게 나타나는데 그 가운데 60대 이상이 33.7%로 가장 많다.

최근 충남경찰이 텔레그램을 이용한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전국에 필로폰을 유통한 마약 조직을 검거했다. 일반인의 마약 구입이 좀 더 손쉬워졌다는 얘기다. 청소년들이 피자 한 판, 치킨 한 마리 값으로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됐다고 하지 않는가.

충남경찰은 마약류 사범 척결을 위해 전 기능이 참여하는 마약류 범죄 합동단속추진단(TF)을 최근 구성했다. 경찰력의 최우선 과제로 마약류 범죄 예방과 단속에 나서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약의 유혹에서 스스로를 지켜내겠다는 도민 각자의 각성이다. 이건 국가의 감시와 단속, 처벌에 앞선 문제다. 더불어 의심스러운 마약 사범이나 현장이 있다면 지체 없는 신고를 부탁드린다. 이렇게 공동체를 같이 지켜내겠다는 마음가짐이 마약과의 전쟁에서 우리를 승리로 이끌어낼 것이다.

#마약과의 전쟁#유재성#충남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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