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도 전세사기…경찰, 1년 넘게 수사 중

전세사기 의심 사례 및 피해가 전국에서 속출하는 가운데 경기 수원에서도 피해가 발생,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핵심 피의자 도주로 수사가 1년여 기간동안 길어지고 있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수원남부경찰서와 피해자 등에 따르면, A(48)씨 등 11명은 지난해 2월 사기 등 혐의로 김모씨와 안모씨를 수원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 등은 수원시 권선구의 5층짜리 다세대주택(총 12세대)에 전세로 계약한 입주민들이다. 2021년 11월 계약이 만료된 한 입주민이 이사 전 보증금을 받지 못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피해자들이 상황을 인지했을 당시 해당 건물 소유주인 김씨는 이미 2021년 7월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신고를 하고, 그해 11월15일자로 건물 강제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진 상태였다.

김씨는 자신의 매제인 안씨가 “사업 자금이 필요해서 부동산 임대사업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려 한다”며 명의를 빌려달라고 했고, 안씨에게 속아 명의를 빌려준 것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가 은행 대출을 비롯해 임차인들로부터 전세금을 수령한 뒤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안씨가 도주 중이라는 사실이다.

경찰은 사건 접수 10개월여 만인 올해 1월 피해자에게 ‘수사 중지’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의 수사결과 통지서를 보냈다.

통지서에는 ‘피의자 안씨가 현재까지 출석을 불응하고,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으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 조치한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피의자 김씨 조사, 전세계약 관련 부동산 중개인 수사, 입금 계좌 분석 등을 했지만 안씨의 진술 없이는 혐의 판단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피의자들은 출국금지 조치된 상태다.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개인당 1억2000만~1억5000만원 상당으로, 모두 15억원이 넘는다.

이 건물 말고도 김씨와 안씨 명의 건물 2채에서 수십세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져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A씨는 “경찰에서 조사 중이라고는 하는데 안씨 수배가 안 되니까 답답하기만 하다. 피의자가 도주 중이라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토로할 곳도 없다. 자포자기한 심정”이라며 “대부분 청년이나 신혼부부가 전세대출 받아 살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씨와 안씨는 사실상 가족 관계였고, 파산신고 뒤에도 추가로 전세계약을 했다. 경찰에서도 김씨가 공모했다는 부분이 상당 부분 인정되지만, 죄를 확정할 수 없다고 수사를 멈춘 상황”이라고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게 수사 상황에 대한 중간 통지를 했다. 수사가 늘어지는 것은 아니고, 진행 중이라 자세히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