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퇴화해 동·식물에 질병 옮기지 않아
공공장소에 쌓여있는 동양하루살이 시체에 혐오감
최근 서울 성수동 일대에 대형 하루살이로 분류되는 ‘동양하루살이’떼가 몰려들어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이 혐오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성동구청에 따르면 최근 5월에 들면서 한강에서 가까운 성수동 일대에 동양하루살이가 대량으로 출몰하고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주로 5~6월쯤에 집중적으로 부화해 활동을 시작한다. 깨끗한 물인 2급수 이상의 하천 등에 서식하는 곤충으로, 한강 접경 지역인 서울 강동‧광진‧송파‧성동과 경기 양평‧남양주‧하남 등에서 주로 관측된다.
입이 퇴화해 파리나 모기처럼 동·식물에 질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문제는 번식을 한 번 진행하면 어마어마한 숫자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특히 밝은 빛을 좋아하는 습성 탓에 가로등과 같은 불빛을 보고 집중적으로 모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동양하루살이는 경기 남양주시 덕소리 등 남한강 주변 일대에서 해마다 관측됐지만, 최근에는 지역 상권이 발달하면서 야간에도 밝은 조명을 켜두는 성수동 일대에 유독 몰려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하루살이는 수명이 4~5일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동양하루살이의 시체들이 무더기로 공공장소에 쌓여있는 모습도 관측돼 시민들에게 불편함과 혐오감을 준다고 한다.
동양하루살이 유충서식지인 한강 유역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살충제 살포가 불가능해 관계 기관의 대응도 한계가 있다.
성동구는 이와 관련해 5~9월까지 한강과 중랑천변 산책로 등에 친환경 해충퇴치기 353대를 가동하고 한강 접경 지역의 풀숲 등 동양하루살이 휴식처에 대한 방역 소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같은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이거 실제로 보면 멘탈이 무너진다”, “질병은 옮기지 않는다고 하지만 징그럽다”, “집에 들어와 보니 머리에 3마리가 붙어있어서 기겁했다” 와 같은 경험담을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트위터를 통해 “물가에 접하지 않는 풀숲 등에는 방역소독을 더욱 꼼꼼히 시행하여 인근 주민 여러분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며 “불편이 지속될 때에는 성동구보건소 질병예방과(02-2286-7040)로 연락 달라”고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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