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로 초등교원 신규 임용 규모를 줄이기로 했지만 2024학년도 교대 입학 정원은 동결하기로 했다. 9월 수시모집부터 시작되는 대입 일정이 4개월밖에 남지 않아 수험생들의 혼란이 예상되고, 교대 구성원들 간의 논의 시간이 부족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원 감축 시기가 지연되면서 ‘임용 적체’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2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국 10개 교대와 초등교육과를 모집하는 3개 대학의 입학 정원 조정 신청을 받은 결과 13곳 모두 정원을 줄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교육부는 이를 받아들여 올해 입시에선 교대 정원을 동결하기로 했다. 내년도 교대 입학정원은 3847명으로, 2012년(3848명) 이후 13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달 24일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통해 올해 3561명인 초등교원 신규 채용 규모를 2026~2027년 최대 27% 감축한 2600~2900명가량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한 해 교대 정원이 임용 인원보다 최대 1.5배 많아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이르면 2024학년도부터 교대 정원을 줄이는 방안을 교대 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교원수급계획이 그 해 입학 정원을 결정하는 4월 말이 다 돼서야 발표되면서 교육부와 교대뿐 아니라 교대 내부에서도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게 교대 측의 설명이다. 양측은 정원 확정 기간을 2주 연장해 논의를 이어 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입학 정원은 학생과 학부모, 교대 구성원 간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대 총장들은 입학 정원을 10%가량 줄이는 데는 대체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수도권 교대 총장은 “정원 감축으로 등록금 수입이 줄면 재정이 악화 될 수밖에 없는데, 이 부분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과 규모에 대해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원 감축뿐 아니라 10개 대학의 통폐합이나 연합대학 형태 운영 등 교대 전체의 구조조정도 함께 고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교대 내부에선 정원 감축 논의가 1년 더 미뤄지면서 교대생들의 채용난이 심화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10년 넘게 교대 정원을 조정하지 않으면서 임용 경쟁률이 과도하게 높아졌다”며 “교원 수를 줄이겠다면서 교대 정원을 그대로 두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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