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 제정안과 관련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당정은 지난달 야당이 일방적으로 의결한 간호법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간호법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4일 정부로 이송됐다. 간호법의 공포 및 재의 요구 시한은 19일까지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강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간호법안은 보건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해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심대하다”며 “당정은 간호법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입법 독주법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간호법안은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의료 체계 붕괴법’”이라며 “의료법 체계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간호만을 별도 법으로 제정할 경우 의료 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간호법은 ‘간호조무사 차별법’이자 ‘신카스트 제도법’”이라며 “당정은 간호법안에 대해 간호조무사의 학력은 차별하고 간호사만을 위한 이기주의법으로, 다른 직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례이며 국민의 직업 선택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법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했다.
아울러 강 수석대변인은 “약 400만 명에 달하는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일자리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돌봄을 위해서는 의료기관, 요양기관과 방문 돌봄 등의 기능, 협업을 위한 직역 간 역할이 재정립되어야 함에도, 간호법안은 돌봄이 간호사만의 영역인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협업을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또 그는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서 법률적인 근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처우 개선은 정부 정책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간호사 처우 개선은 간호법안 없이도 가능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당정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간호 인력 지원 종합 대책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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