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종편 재승인 점수 넘겼다는 보고에 ‘미치겠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6일 03시 00분


檢공소장에 점수집계 후 발언 적시
韓, 기소 당시 “혐의 모두 부인”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이 2020년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이 재승인 기준 점수를 넘겼다는 보고를 받은 뒤 “미치겠네”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던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한 위원장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재승인 심사 점수가 집계된 직후인 2020년 3월 20일 오전 7시경 방통위 양모 국장(수감 중)으로부터 전화로 결과를 보고받은 뒤 “미치겠네. 그래서요?” “시끄러워지겠네” “욕 좀 먹겠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평상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한 위원장이 이 같은 말을 하자 양 국장과 차모 과장(수감 중)이 심사위원장 윤모 교수(수감 중)와 함께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양 국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심사위원을 깨워 몰래 점수를 수정하게 하자”고 했는데, 차 과장이 “그럼 큰일 난다. 나중에 감옥에 갈 수도 있는 일”이라며 다른 방법을 궁리했다고 한다.

결국 이들은 윤 교수 등 평소 종편에 비판적 입장을 가진 심사위원들에게 중점 심사 사항의 점수를 낮게 고치도록 해 결과를 바꾸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교수는 심사위원 2명에게 점수를 낮추자고 제안했고, 같은 날 오전 9시경 종합 심사의견서 작성 회의 직전 점수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점수 수정 과정에 대해 이날 오전 10시경, 21일 오후, 23∼24일 등 여러 차례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양 국장 등에게 “외부에 알려지면 문제될 수 있으니 잘 관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2일 기소 당시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상혁#종편 재승인 점수#미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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