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의 배신?…“사용자가 응급상황” 신고에 음주운전 덜미

충격을 감지하면 119에 자동으로 긴급 구조 요청을 보내는 스마트워치의 ‘자동 신고 기능’으로 음주운전이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6일 KBS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시께 제주시 이호테우해변 화장실 주차장에서 119 상황실로 “충격에 의해 사용자가 응급 상황”이라는 내용의 자동 음성 메시지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다름 아닌 ‘스마트워치’였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범퍼가 심하게 파손된 차량과 그 앞에 있는 20대 A씨를 발견했다. 당시 차량은 시동이 켜진 상태였다.

A씨는 큰 부상을 입거나 하진 않았지만 자초지종을 묻는 구급대의 질문에 횡설수설했다. 사고 조사 필요성을 느낀 구급대는 경찰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출동한 경찰이 음주 측정을 하자 A씨는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직접 운전하지 않았다, 누가 운전했는지 모르겠다”며 음주운전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워치 교통사고 접수로 음주운전이 적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인천에서도 30대 B씨가 차를 몰다 신호등을 들이받은 후 스마트워치가 119상황실에 사고 신고를 접수했다. “사용자가 자동차 충돌을 당한 뒤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자동 음성 메시지였다. B씨 역시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에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였음이 확인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