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스승의 날을 맞이해 ‘선생님께 쓰는 편지 공모전’ 수상작을 15일 공개했다.
대상에는 이지애 서울 성동초등학교 교사의 편지가 선정됐다. 대한적십자사는 수상작 발표와 함께 대상작의 따뜻한 사연도 함께 전달했다.
이 교사는 편지에서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이었던 김순자 교사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담았다. 당시 팔 다리에 보조기를 차고 다니던 남동생에 대한 진심 어린 배려와 사랑에 감동받아 자신도 교사가 됐다는 것.
편지에서 이 교사는 “매년 5월이 되면 저는 늘 선생님을 떠올리며 초등학교 꼬꼬마 시절의 저로 돌아간다”며 “혹시 5월의 어느 날 혹시 기억하시는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5월의 어느 날 동생이 교실 앞문을 열고 들어왔다. 정말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창피해졌다”며 “남동생이 집으로 같이 가자고 저희 반으로 온 것인데, 당시에는 모른척 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이 교사는 “한참 예민했던 그때 선생님은 호탕한 웃음을 보이며 ‘우리 반에 귀여운 꼬마 손님이 오셨네요’라며 ‘잠깐 들어와 있을래?’라고 물어보셨다”며 “그날 이후 나의 동생이 누구인지 알게 된 반 친구들은 동생을 볼 때마다 ‘우리 반 귀여운 손님’이라고 반겼다”고 추억했다.
이후 학교 앞 문방구에서 이 교사의 남동생이 다른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에도 친구들은 동생을 도왔다. 이 교사는 “(이후에는) 동생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았다”며 “늘 가시를 세우며 누가 놀릴세라 긴장하고 학교에 다녔는데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간이 흘러 그해 스승의 날이 됐다. 이 교사는 “반 친구들과 간단한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친구들과 맛있는 점심 도시락을 먹으려던 찰나였다. 복도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며 “’엉엉, 누나’. 동생이었다. 점심시간에 아무도 같이 밥을 먹으려 하지 않아 속이 상해 울고 있었다”고 다른 사연을 전했다.
그 때 이 교사는 “교실에 다른 반 학생이 들어오면 안된다는 규칙에 반에 (동생을) 들이기를 주저했다”면서도 “그때 김 선생님이 나섰다”고 했다. 이 교사는 “김 선생님은 ’친구는 안 되는데 우리 반 꼬마 손님은 괜찮아’라며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있도록 해주셨다”며 “이에 같은 반 친구들도 동생을 챙기며 좋아하는 반찬을 나눠줬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처럼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은 그때부터 였나보다”라며 “제가 교사가 된 지도 벌써 14년 이나 지났다”고 밝혔다. 이 씨는 “동생은 제게 아직까지 선생님 이야기를 하며,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누나는 교사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 이야기한다”며 “선생님처럼 아이들의 삶 속에 들어가 아이들의 삶을 이해하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어른으로서 모범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감사와 존경을 전했다.
한편, 이 밖에도 △철없던 학창 시절 윤희성 스승의 사랑과 믿음을 통해 인생을 다잡게 된 최세나 씨의 사연 △가정현편이 어려웠던 어린 시절 자신의 온 가족에게까지 도움을 준 허순매 스승에 대한 국응상 씨의 사연 △제자들에게 ‘진인사대천명(최선을 다한 뒤 하늘의 뜻을 받아들인다는 뜻)’을 가르친 홍철화 스승에 대한 강대웅 씨의 사연 등이 꼽혔다.
아울러 해당 공모전은 청소년적십자(RCY·Red Cross Youth)가 제정한 스승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161편의 편지가 접수됐다. 대한적십자사는 이 중 22편의 사연을 최종 선정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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