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
고관절 연골 손상 자연 치유 어려워
수술법-재료의 발달로 환자에 희망
관절 운동 범위 회복시켜 정상 보행
김명수 씨(71)는 허리 주변부의 통증이 심해져 최근 5년간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동네 의원을 오가며 물리 치료를 받고 엑스레이도 찍었다. 김 씨는 허리 디스크를 의심했지만 동네 의원 의료진은 “디스크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고통스러운 삶이 계속되면서 마음고생이 많았던 그는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알고 치료하기 위해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방사선 검사를 시작으로 김 씨의 걸음걸이와 아픈 양상에 대한 영상 검사를 실시했다.
의료진은 ‘퇴행성 고관절염’으로 진단했다. 고관절 연골이 손상돼 염증이 생기고 괴사가 진행 중이었다. 허리 통증이라고 생각했지만 골반 주변에서 통증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김 씨는 주치의 유준일 교수(정형외과)와 상담하고 올해 3월 초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받았다. 현재 허리 주변 통증은 사라졌고 근력 강화를 위한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고령 인구가 늘면서 고관절 질환의 발생 빈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고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이어주는 관절인데 둥근 대퇴골두(허벅지 뼈인 대퇴골의 위쪽 머리 부위로 둥근 공모양)가 오목한 골반의 비구(소켓처럼 움푹 파인 부위)에 들어 있으며 체중을 지탱하고 안정적인 보행을 가능하도록 한다. 걷고 뛰고 앉는 것 모두 고관절이 있어 가능하기 때문에 고관절 질환은 일상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
김 씨가 받은 인공 고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고관절을 제거하고 인체에 무해한 인공 고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관절의 운동 범위를 회복시켜줘 수술 전 거동을 못 했던 환자도 수술 후 2주 정도 지나면 정상 보행이 가능하다.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다 질환으로 짧아졌던 다리 길이도 교정된다.
인공관절 사용 연한은 평균 15년 정도로 최근 생체재료학의 발달로 새로운 세라믹과 특수합금 등의 인공 관절이 보급되면서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외상이나 퇴행성 변화에 의한 고관절 연골 손상은 자연적 치유가 어렵다.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정상적인 관절 운동이 불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견디기 어려운 통증이 나타난다.
만약 고관절 골절까지 발생하면 침상 생활로 인한 합병증이 문제가 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손상된 고관절을 치료해 통증을 없애고 정상 보행이 가능토록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시행한다.
인공 고관절 치환술 대상은 퇴행성 관절염, 무혈성 골두 괴사, 류머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이다. 낙상 등에 의해 고관절이 손상된 고령의 환자도 대상이다.
과거에는 인공관절에 대한 합병증이나 막연한 기피 때문에 통증을 참고 수술하지 않는 환자도 있었다. 하지만 수술법과 재료의 발달로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 다만 제작한 인공 고관절의 균형을 잘못 맞추면 탈구 위험성이 계속된다.
유 교수는 직접 개발에 참여한 스마트 인솔(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환자의 보행능력을 평가하는 특수 깔창)로 데이터를 얻어 맞춤형 관절을 제작하고, 수술 후에는 영상을 통한 보행 분석으로 재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다.
유 교수는 “고관절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통증을 참다 악화되면 걷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인공 고관절 수술은 재료와 약제가 꾸준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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