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이제는 OUT!] 정부, 6년전 마지막 ‘담배 성분 검사’
담배회사들 악취 줄이려 설탕 첨가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 유발
흡연이 건강을 해치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담배 연기에 ‘어떤 유해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6년 전 정부가 마지막으로 실시한 분석에서는 일반 담배 한 개비에 들어 있는 ‘벤젠’이 폐기물 처리장에서 배출되는 매연 못지않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벤젠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하지만 그 이후 담배에 어떤 유해 성분이 추가됐는지는 알 수 없다. 성분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17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실시된 일반 담배의 성분 검사는 2017년이었다. 당시 식약처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 5종을 총 800갑 수거해 담배가 다 타들어 갈 때까지 분당 2회(각 55mL) 연기를 들이마셨을 때를 기준으로 성분을 측정했다.
그 결과 고농도 흡입 시 혼수상태나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벤젠은 담배 1개비당 36.8∼63.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검출됐다. 이는 2020년 인천보건환경연구원이 인천 내 폐기물 처리장 3곳의 굴뚝에서 측정한 벤젠의 m³당 최대량(16.7μg)보다 많다. 2019년 충남 서산시 석유화학단지에서 대기 중 벤젠의 양을 측정했을 땐 m³당 평균 8.7μg이 검출됐다. 폐기물을 태울 때 발생하는 매연이나 석유화학공장 밀집 지역의 공기보다 담배에 더 높은 농도의 벤젠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담배 연기에서는 현기증이나 질식을 유발할 수 있는 포름알데히드, 부타디엔 등 1군 발암물질뿐 아니라 2군 발암가능물질(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카테콜, 스티렌 등이 검출됐다. ‘청산가스’라고 불리는 시안화수소도 모든 담배에서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유해 성분이 담뱃잎을 말리고 태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발생하기도 하지만 담배 회사들이 중독성을 높이기 위해 첨가한 재료 탓에 증폭되는 양도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의 담배엔 악취를 줄이기 위해 설탕을 넣는데, 설탕이 담뱃잎과 함께 타는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에선 담배 회사가 제조에 쓴 첨가제의 목록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제출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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