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20대 남성, 새 삶 주고 하늘로…“선한 모습으로 기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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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18일 0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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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재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동재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20대 남성이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은 지난달 25일 충남대병원에서 이동재 씨(23)가 5명에게 심장, 간장, 폐장,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18일 밝혔다. 이 씨는 인체조직기증으로 환자 100여 명의 삶의 질을 회복시키기도 했다.

이 씨는 지난달 16일 갑작스러운 사고로 충남대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 그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은 이 씨가 많은 사람을 살리는 선한 일을 하고 갔으면 하는 바람에 기증을 결심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관계자는 “가족은 짧은 생을 살고 떠나는 이 씨의 마지막 모습이 누군가를 살리는 선한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 출신인 이 씨는 군 복무를 마치고 취업해 대전에서 거주했다.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었지만, 어려운 사람에게는 먼저 다가갈 줄 아는 배려심 많은 청년이었다고 한다.

이 씨의 아버지 이영근 씨는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못하고, 해준 것도 많이 없어 미안하다. 이제라도 좋은 추억 만들자고 지리산에 가기로 약속했는데, 함께 하지 못하고 떠나니 눈물만 나는구나.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은 “다른 이를 위해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 모두를 결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5명의 생명을 살리고 100여 명의 환자의 삶을 회복시킨 이동재 님의 선행을 모두가 기억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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