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 당시 로비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전직 금융기관장들을 소환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 전 은행장은 2014년 박영수 전 특검이 우리은행 사외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우리은행장을 지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이 전 은행장을 통해 우리은행 측에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청탁을 했는지 여부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6일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 전 은행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 당시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청탁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대가를 약속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당초 성남의뜰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지만 2015년 회사 내규 등을 이유로 불참 결정을 내렸고,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는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결정에 박 전 특검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개발에 기여한 대가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50억 클럽’ 의혹의 당사자 중 한 명이다.
검찰은 50억 클럽 의혹의 또 다른 장본인인 곽상도 전 의원을 상대로도 수사 중이다.
이날 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곽 전 의원 부자의 범죄수익은닉 혐의와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의 뇌물 혐의에 대한 참고인 신분이다.
검찰은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이 진행되던 2015년 당시 하나은행 측이 산업은행 컨소시엄 측 압박을 받고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이탈할 위기에 처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김 전 회장의 성균관대학 동기인 곽 전 의원에게 부탁해 하나은행의 이탈을 막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고, 곽 전 의원이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 근무한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세금 등 공제 후 25억원)을 받았다는 게 검찰 의심이다.
김 전 회장은 대장동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판단한 최종 의사결정권자이기 때문에 검찰은 그 경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 전 의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뇌물 및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검찰은 이에 항소한 뒤 곽 전 의원이 뇌물 및 알선수재의 대가로 받은 돈을 병채씨의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세탁했다는 혐의로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은행장과 김 전 회장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청탁 정황을 확인한 뒤 박 전 특검 및 곽 전 의원 부자 등 주요 피의자들 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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