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무너뜨린다는 ‘흰개미’ 강남 출현?…“사실이면 심각”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5월 18일 16시 19분


코멘트
외래종 흰개미로 추정되는 곤충. 디시인사이드 곤충갤러리 캡처
외래종 흰개미로 추정되는 곤충. 디시인사이드 곤충갤러리 캡처
서울 강남구에서 외래종 흰개미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주택에서 외래종 흰개미가 나왔다는 신고가 한강유역환경청으로 접수돼 국립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이 조사에 나섰다.

앞서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곤충 갤러리’에는 “집에서 알 수 없는 곤충이 수십마리 나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날개 달린 개미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사진을 본 한 곤충 갤러리 이용자는 “우리나라 아니지?”라고 댓글을 달았고, 글쓴이가 ‘강남’이라고 답하자 다수 이용자들은 “거짓말하지 마라. 저게 가정집에 있으면 안 되는 종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 없는 종”이라고 반응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빨리 환경부에 신고하라”고 했고, 글쓴이는 알았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사진속 벌레가 국내엔 없는 ‘마른나무흰개미과’(Kalotermitidae)에 속하는 흰개미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흰개미 전문가인 박현철 부산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만 보면 마른나무흰개미과에 속하는 흰개미로 보인다”라면서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른나무흰개미는 수분이 없는 목재는 갉아 먹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 흰개미와 다르게 모든 나무를 갉아 먹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골치 아픈 곤충으로 꼽히며, 미국에서는 연간 50억달러 상당의 재산피해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호주에선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들 때문에 집이 붕괴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국내에는 이 종을 방재할 전문가가 없는 점도 문제”라고 우려했다.

환경부의 조사 결과는 오는 19일 오후 나올 전망이다. 외래종으로 확인될 경우 환경부는 현장에 방제조치를 펼치고, 유입경로를 조사할 계획이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