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마비 기적적 회복했지만”…‘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두려웠던 이유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5월 19일 09시 34분


코멘트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갈무리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갈무리
이른바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발목 완전 마비’ 판정을 받은 이후 기적적으로 회복했지만 오히려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가해자가 더 빨리 풀려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빡친변호사’에는 지난해 5월 22일 부산에서 귀가하던 자신을 뒤쫓아 온 3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었던 피해자 A씨와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A씨는 사고 이후 병원에서 눈을 뜬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일어나보니까 오른쪽 다리가 아예 안 움직였다. 처음에는 아예 다리 전체에 힘이 없었다”며 “휠체어를 끌고 다녀야 했고, 화장실도 혼자 못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주 뒤 다리가 조금씩 움직였지만 발목 밑으로는 아예 마비가 와서 발가락도 안 움직였다”며 “의사 선생님도 ‘장애를 얻을 것 같다’고 얘기하셨다”고 말했다.

A씨가 이 같은 진단을 받은 뒤 가해자의 혐의는 ‘상해죄’에서 ‘중상해죄’로 바뀌었다. 이후 검찰로 넘어가서는 가해자에게 살인미수죄가 적용됐다.

유튜브 채널 ‘빡친변호사’ 갈무리
유튜브 채널 ‘빡친변호사’ 갈무리


의사의 진단 약 한 달 후 A씨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움직이지 않던 발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A씨는 “(의사가) 발가락이 움직이는 건 진짜 큰 변화라고 하더라. 그래서 재활을 했는데 기적적으로 다시 걷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기쁨보다 두려움을 먼저 느꼈다. 그는 “그때는 다행이라고 생각 못 했다. 왜냐면 제가 이렇게 회복이 되면 (가해자가) 처벌을 약하게 받을까 봐. 모두가 다 너무 잘 됐다고 하는데 저는 그 가해자가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 내가 회복됨으로써 더 빨리 풀려나게 될까 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또 “당시에는 가해자가 중상해죄 혐의를 받고 있던 때다. ‘아무리 봐도 살인미수 같은데 왜 중상해지’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피해자인 내가 뚜벅뚜벅 걸어가서 법원에 앉아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현재는 걷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A씨는 말했다. 그는 “의사도 진짜 말이 안 된다. 그냥 기적이다. 이렇게 얘기해 주셨고 또 상담도 받으면서 좀 괜찮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고법 형사 2-1부(최환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가해 남성 B씨에 대한 항소심 네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A씨가 입고 있던 의복에 대한 검증이 진행됐다. 검증 결과, 재판부는 A씨의 바지가 완력을 사용하지 않는 한 저절로 풀릴 수 없는 구조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B씨에게 성범죄가 추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