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침수시킨 ‘선상 강수대’ 장마철에 더 자주 온다

  • 뉴스1
  • 입력 2023년 5월 19일 14시 37분


지난해 8월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보험사 침수차량 집결 장소에 서울 등 수도권에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이 모여있다. ⓒ News1
지난해 8월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보험사 침수차량 집결 장소에 서울 등 수도권에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이 모여있다. ⓒ News1
기후변화가 가속하면서 장맛비가 위 아래로 가늘고 긴 띠 형태의 ‘선상(線狀) 강수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지역 침수 때처럼 좁은 지역에 강한 비가 순식간에 퍼붓는 소나기 형태의 폭우가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19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서울본청에서 진행된 ‘장마 발생과 소멸, 강수 유형 변화’ 언론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통상 여름철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기단과 저온다습한 오호츠크해 기단 등이 부딪히며 형성된다. 세력 사이에 만들어지며 ‘힘겨루기’ 하듯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다 해서 이름도 ‘정체’ 전선이다.

그런데 최근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극지방 기온이 올라갔고, 극지 찬 공기를 가뒀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의 냉기가 동아시아로 밀려 내려오며 북태평양 기단과 더 세게 부딪히면서 선상 강수대가 뚜렷해졌다.

다만 정밀한 예측은 어려워진다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선상 강수대가 관측되면 ‘많은 비가 강하게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워낙 폭이 좁기 때문에 단기간에 정확한 예보를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런 대기 상황에서 대류 불안정이 높아지며 짧은 시간 비가 쏟아졌다가 금방 그친 뒤 개는 ‘스콜성 강우’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했다. 특히 이런 비는 장마철 정체전선 밖에서도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종합하면 여름철 정체전선에 의한 장맛비는 좁은 지역에 ‘정밀 타격’하듯 내리고, 정체전선 밖에서도 산발적인 장맛비 수준의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여름철 갑작스러운 강수는 예보 기술이 부족한 게 아니라 장마나 소낙성 강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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