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참사’로 세 딸 잃고 장학재단 세운 정광진 변호사 별세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로 세 딸을 잃고 장학재단을 설립한 정광진 변호사(삼윤장학재단 이사장)가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고인은 전날 오후 8시52분께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정 변호사는 1963년 제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3년간 판사로 재직했다. 시각장애를 겪던 큰 딸 윤민(1995년 사망 당시 29세)씨의 시력 치료를 위해 1978년 변호사 개업을 했다.

그러나 윤민씨는 1995년 6월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에서 둘째 유정(당시 28세)씨, 셋째 윤경(당시 25세)씨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 윤민씨는 1988년 미국 버클리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서울맹학교 교사가 된 지 9개월째였다.

정 변호사는 참사 이후 보상금 7억원에 개인 재산을 더한 13억원을 출연해 삼윤장학재단을 만들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들을 후원했다. 삼윤이라는 명칭은 세 딸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큰 딸의 모교이자 첫 직장인 서울맹학교에 이 재단을 기증했다.

정 변호사의 부인 이정희씨는 장학재단 설립 취지를 “맹인들에게 빛이 되고자 했던 윤민이의 못다 이룬 꿈을 우리 부부가 대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정희씨, 외손자 윤상원씨 등이 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용인평온의숲 시안공원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