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국제공항 기반 ‘플라이강원’ 20일부터 운항 전면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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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으로 법원에 기업회생신청
양양∼제주 항공편 내달말까지 중단
2019년 취항 후 3년반만에 운항정지

항공사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20일부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사진은 첫 취항을 앞두고 2019년 9월 16일 양양국제공항에서 열린 1호기 ‘보잉 737-800’ 도입식. 강원도 제공
항공사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20일부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사진은 첫 취항을 앞두고 2019년 9월 16일 양양국제공항에서 열린 1호기 ‘보잉 737-800’ 도입식. 강원도 제공
강원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한 항공사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으로 인해 20일부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플라이강원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당사의 경영난(기업회생신청)으로 지속 운항이 불가해 20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양양∼제주 항공편을 운항하지 않는다”라고 공지했다. 앞서 3일부터 국제선 운항도 중단했다. 플라이강원은 18일 서울지방항공청에 운항 중단 신청서를 제출했고, 22일 또는 23일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플라이강원은 2019년 11월 처음 취항한 지 3년 6개월 만에 운항 정지에 들어갔다. 플라이강원의 경영난은 취항 직후 벌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외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용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플라이강원의 현재 채무는 미지급 임금과 임차료 등 약 44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강원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지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운항 중단 사태가 단순히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원도는 그동안 플라이강원에 145억 원의 재정 지원을 했고, 양양군도 최근 20억 원에 달하는 재정을 지원했다.

또 강원도는 올해 당초 예산 및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항공화물운송사업 재정지원금을 신설하고, 운항장려금 지원 기준을 상향하는 등 총 22억 원의 지원 예산을 확보했다.

강원도는 플라이강원의 운항 중단과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정상화를 위한 대주주들의 책임 있는 자세와 플라이강원 측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강원도민의 전폭적인 성원과 강원도의 적극 지원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이나 신규 투자 등의 자구 노력 없이 더 많은 지원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자구 노력과 끝까지 기업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약속에 대한 신뢰 없이는 더 이상의 지원은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플라이강원은 회생 신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물론 회생 신청을 하기로 결정한 당일 아침까지도 예약금을 받아 챙겼다”며 “플라이강원은 먹튀 말라”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최근 회사 주거래 통장이 압류돼 매출을 올려도 우리가 1원도 쓸 수 없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예약자들에 대해서는 환불은 물론 배상 조치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플라이강원은 예약자들이 별도의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도당 1인 10만 원 이내의 배상금과 교통비 3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20∼24일 양양공항과 원주공항 간 임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플라이강원의 운항 중단으로 양양공항은 항공기 운항이 전혀 없어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강원도는 국토부 등과 협의해 양양공항을 인바운드(외국에서 국내로 오는 관광) 시범공항으로 지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인프라 확충을 위해 2026년까지 화물터미널 구축에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307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플라이강원의 기업회생이 받아들여지면 운항 재개가 가능하지만 신청이 기각되면 운항 중단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도는 “플라이강원이 조속히 정상화돼 지역 경제와 강원도 관광산업이 함께 비상하기를 기원한다”며 “법원이 플라이강원에 회생의 기회를 줄 것을 간곡히 건의한다”고 밝혔다.

#양양국제공항#플라이강원#기업회생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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