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가 갑자기 아플 때 갈 수 있는 응급실 병상 수가 지역에 따라 2배 이상으로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유아를 둔 부모는 근처에 믿을 만한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이 없으면 이사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2021년 6월 기준으로 전국 읍면동의 인구 분포와 각 읍면동에서 30km 이내에 있는 의료기관을 분석해 의료 인프라가 좋은 곳은 ‘핫스폿’으로, 나머지 지역은 ‘콜드스폿’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소아 응급 분야에선 서울과 인천, 경기 남부, 광주, 전북 전주시, 강원 원주시, 경북 안동시 등이 핫스폿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 사는 만 5세 이하 영유아 1만 명당 소아 응급병상은 평균 2.9개였다. 반면 부산과 대구, 대전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은 평균 1.2개에 불과했다. 소아청소년과 인력 분야에선 서울과 인천, 경기 남부, 대구, 대전 서부, 세종 등이 핫스폿으로 분류됐다. 여기선 영유아 1만 명당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30.4명이었다. 반면 나머지 지역은 17.3명이었다. 가임기(15∼49세) 여성 1만 명당 산부인과 전문의 수는 서울과 인천, 부산, 대전, 강원 강릉시 등 핫스폿에선 2.4명이었지만 다른 지역은 1명 수준이었다.
연구진이 생후 24개월 이하 자녀를 둔 부모 608명을 조사한 결과,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경우 3년 내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할 의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비수도권의 소아 진료 인프라 부족이 수도권 인구 집중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공공의료기관 내 소아 응급실 설치를 의무화하고, 응급 상황에 처한 임신부와 영유아를 안전하게 이송할 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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