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너밖에 없어?” 해임된 막말 공무원, 취소 소송 결과는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5월 22일 09시 51분


법원 “해임 처분 정당”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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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직원에게 막말하고 휴가 사용에 간섭해 해임된 공무원이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법원은 “친분을 고려해도 비인격적으로 대우했다”며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공무원 A 씨가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 취소 처분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행안부 소속 기관의 과장이던 A 씨는 2021년 12월 국가공무원법상 성실·품위유지 의무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을 규정한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A 씨는 평소 직원들에게 “야” 등으로 하대해 부르고 다리를 책상 위에 올린 채 보고받는 등 모멸감을 줬다. 전입한 기능직 공무원 앞에서는 “쓰레기들만 왔네”라고 혼잣말을 하거나, 군인 출신 직원에게 “소령 출신 맞느냐, 이래서 어떻게 소령 달았나”라고 면박을 줬다.

그는 직원들의 연차 휴가 사용에도 간섭했다. 어머니 병원 진료를 위해 연가를 신청한 직원에게 “자녀가 너밖에 없어? 직장 다니는 네가 왜 부모를 케어하느냐”라고 질책했다. 또다른 직원에게는 “이 부서 온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연가를 쓰느냐”라고 눈치를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근무지를 수차례 무단이탈한 것이 징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A 씨는 또 청사 직원 보험 가입, 화단 공사, 마스크 구매 등 부서 업무나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지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특정 사업 담당자에게 업체 연락처를 건네주며 “여기도 한번 알아보라” “그 업체는 쓰지 말라”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위원회는 ▲직원들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 ▲지인을 위한 부당한 업무 지시 ▲출장·연가·유연근무 신청 없이 근무지 무단이탈 등을 이유로 A 씨에게 해임 처분할 것을 의결했다. 행안부는 이듬해 1월 해임 징계 처분을 내렸다.

A 씨는 행안부 처분에 해임 취소 소송을 냈다. 그는 “직원들에게 한 발언은 대부분 친분에서 비롯되거나 부서 업무를 총괄하는 상황에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인의 업체 관련 지시에 대해선 “계약 관련 책임자로서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A 씨의 모든 징계사유가 타당하며 해임 처분이 과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언동이 갑질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일반적 친분을 고려해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비위행위는 자신의 직무수행에 사적인 관계를 활용하거나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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