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지원 글로컬 대학 선정돼야” 지방대-지자체 수주 사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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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학 해법을 찾아서]
2026년까지 30개교 선정할 계획
대학들 차별화된 혁신안 마련 분주
탈락땐 경쟁력 약화-인구 유출 우려

교육부는 위기의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 1곳당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해 중점 지방대를 육성하는 ‘글로컬(Global+Local) 대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까지 30개 글로컬 대학을 선정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비를 따내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와 대학들 간 경쟁전이 최근 격해지고 있다. 전례 없는 규모의 사업 예산이기 때문에 이 결과에 따라 대학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각 지역에 따르면 지자체는 지역 내 대학이 글로컬 사업에서 탈락할 경우 대학 경쟁력이 약화되고 인구가 유출되는 ‘악순환’에 빠질 것을 우려하며 사업 수주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글로컬 대학에 관내 대학이 한 군데도 선정되지 못한다면 타격이 클 것”이라며 “최대한 많은 대학이 선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컬 대학은 혁신 과제, 비전 등을 담은 기획서로 선정하기 때문에 대학들은 차별화된 혁신안 마련에 분주하다. 광주 조선대는 광주 서구와 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강원도는 ‘강원형 대학지원 4대 중점사업’ 등에 5년간 1조8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부산은 시(市), 대학, 지역 기업들이 사업 수주 추진단까지 꾸렸다. 지역 언론들은 “글로컬 대학 선정이 살길이다” 등의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통폐합을 논의 중인 대학도 1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지난달 통합을 추진하는 지방대들이 글로컬 대학 사업에 지원할 경우 ‘공동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대학가에서 이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통폐합 시 글로컬 대학 선정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통폐합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 국립대 중에는 충남대-한밭대와 강원대-강릉원주대가 통합을 위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북 안동대와 경북도립대도 통합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18일 글로컬 대학 사업에 공동 참여 방안을 확정하면서 사실상 통합에 합의했다. 사립대들은 같은 학교법인에 속한 대학들을 중심으로 통폐합 논의가 나오고 있다.

사립대와 국립대의 선정 비율 등을 놓고도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지난달 열린 지역 대학 총장 간담회에서는 “지역별로 국공립대 1곳씩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되는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각 시도에 국공립대 1곳씩을 글로컬로 지정하게 되면 나머지 약 15곳을 놓고 사립대들이 경쟁해야 한다”며 “글로컬 재정 지원(1000억 원)을 받지 못하는 대학은 사실상 퇴출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했다.

#1000억 지원#글로컬 대학 선정#지방대-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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