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외면 논란’에…현직 경찰 “에스코트 안 하겠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23일 15시 22분


현직 경찰이 ‘임산부 경찰차 에스코트’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22일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임산부 경찰차 에스코트 그만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경찰청 소속으로 밝힌 작성자 A씨는 “이젠 그만 해야 한다. 관할 구역, 시스템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경찰은 범죄, 긴급신고 112다. 응급 구조를 할 수 있는 능력도 없고 그럴 만한 장비도 없다”라고 운을 뗐다.

앞서 지난 11일 부산에서 관할 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임산부를 태운 차량의 도움 요청을 경찰이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졌다. 112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으나 “119에 도움을 받아보라”는 답을 들었고, 세 번째 요청 끝에 경찰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A씨는 “제보 영상을 보라. 30㎞ 구간이면 최소 한 시간 넘게 걸리고, 더군다나 저기 저 지역은 상습 정체 구역”이라며 “옆 동네도 아니고 한 시간 넘게 걸리는 구역으로 이동하다 정작 내가 맡고 있는 구역에서 살인과 같은 강력 사건이 나오면 그 공백은 어떡하라는 거냐”라고 물었다.

또 “응급 환자는 119에 신고해서 도움을 받는 게 맞지 않느냐”며 “병원 가는 중에 112에 신고할 여유는 있고, 정작 응급처치가 되고 응급구조사까지 있는 119에 신고할 여력은 없는 거냐”, “곧 아빠가 될 사람이 본인 거주지 근처의 응급실이나 병원을 전혀 숙지하지 않았던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양수가 터질 정도면 그 전부터 산모에게 이상이 있다는 걸 병원으로부터 전달을 받았을 텐데 부모로서 자격이 있는 사람이냐”라며 “정작 급해지니 한 시간 넘는 거리에 있던, 평소 다니던 병원에 가려니 길은 막히고, 그러다 생각난 게 마치 대통령 된 것처럼 경찰차 에스코트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급 상황인 건 알겠는데, 가다가 잘못해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라는 거냐”라며 “제보자분이 당당히 얼굴을 드러내고 잘 나오셨는데 대단하시다”, “나는 절대로 임산부를 경찰차 뒤에 태우지도 않을 것이고 에스코트하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제보자) 때문”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A씨의 게시물에 네티즌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명지와 해운대는 부산의 양극단이다. 멀리 떨어진 병원을 분만 병원으로 지정한 것부터 잘못이다”, “왜 경찰한테만 세 번 물어봤을까. 119에 전화하라고 안내했는데 안 한 이유가 뭘까”, “엉뚱한 데에 전화해 놓고 담당 부처를 알려주면 떠넘기는 걸로 취급하는 손님들이 생각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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