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여성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여성 주취자를 제압하다가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경찰은 자칫 성추행으로 신고당할까 봐 여성을 적극적으로 제압하지 못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지난 20일 40대 탈북 여성 A씨를 특수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밤 11시40분께 ‘나이트클럽에서 손님끼리 싸움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자신을 차에 태우려고 하자 이를 뿌리치면서 경찰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나이트클럽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남성에게 유리잔을 던지는 등 소란을 피우다가 체포 뒤에는 경찰을 걷어차는 폭행까지 저질러 눈을 다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채널A가 공개한 사건 당시 CCTV에는 A씨가 양쪽에서 팔을 붙들고 데려가는 경찰에게 연행되지 않으려 바닥에 주저앉는 등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눈을 다친 경찰은 신체 접촉 우려로 주취자를 적극적으로 제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추행으로 신고를 당했다가는 바로 업무에서 배제되고 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경찰청이 발간한 ‘보호조치 업무 매뉴얼’에는 성별 관련 조항이 전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경찰은 심폐소생술이 필요하거나 물리적 제압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상대가 여성일 경우 현장에서 주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고충을 토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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