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에서 등산을 하다가 무릎 부상으로 고립된 시민을 신속하게 구조하고 따듯한 말로 보듬은 구조대원들의 사연이 시민의 제보로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경남 거제소방서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경 거제시 선자산에서 내려오던 A 씨는 무릎 부상이 재발해 결국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A 씨를 들것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하는 A 씨에게 ‘우리의 직업’이라고 안심시켰다. 대원들은 선자산 정상 부근까지 A 씨를 들것으로 옮긴 다음 무사히 소방헬기에 인계했다.
이 같은 사실은 A 씨가 거제소방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A 씨는 “경사도 가파르고 길도 좋지 않아 오르기 매우 힘든데 무려 30분 만에 굉장히 많은 구조대원분들께서 들것을 들고 땀을 비 오듯 흘리시며 저를 찾아주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조대원분들을 뵌 순간 ‘살았다’라는 안도감과 동시에 너무 죄송하고, 창피하고, 감사하고, 복합적인 감정에 고개를 들 수가 없더라”며 “그런 제 마음을 아셨는지, 현장에 계신 분 모두 지친 내색을 감추시고 자신들의 직업이라고, 죄송해 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너무 감동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원들이) 오로지 제 안전과 마음만 생각하시라더라. 정말 사명감 그 이상을 갖고 계신 분들임이 느껴졌다. 이분들이 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구나, 대한민국은 정말 안전한 곳이구나, 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며 “산속 깊은 곳이든, 어디든 항상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시는 거제소방구조대 거제센터, 산악구조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글을 맺었다.
거제소방서 어홍경 소방장은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신고하신 분이 많은 인원이 투입돼 구조하는 데 대한 죄송한 마음이 크시더라. 신고하시기 전에 어떤 상황이 긴급 상황인지 미리 알아보시고 신고하셨다”며 “저희가 도착해서도 고개를 드시지 못하고 죄송하다고 반복적으로 말씀하셨다. 그래서 저희의 직업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마음 쓰실 필요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어 소방장은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크고 작은 사고를 떠나서 저희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마음 쓰시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