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공인할 2030 부산 세계박람회[기고/마이클 브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4일 03시 00분


마이클 브린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즈 회장

마이클 브린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즈 회장
마이클 브린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즈 회장
대한민국은 지금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를 유치하는 데 모두 하나가 된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엑스포 유치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고, 국민들도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세계적 아이콘인 배우 이정재 씨와 BTS 멤버들도 글로벌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유치 전망을 한층 높였다.

특히, 지난 엑스포 실사단 방문 시 부산 시민들은 높은 유치 열기를 보여줬고 정부 유치위와 부산시는 자연, 기술, 문화를 아우르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유치 준비를 잘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물론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들이 없는 건 아니다. 하나는 대한민국은 이미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는데 굳이 부산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해 국가 자원을 동원할 필요가 있냐는 의문이다. 둘째, 부산의 유력 경쟁 도시가 리야드이기 때문에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가 악화되어 비즈니스 기회가 훼손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하지만 배경과 맥락을 살펴보면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먼저 기존 두 차례의 박람회는 인정엑스포라 불리는 중규모 전문 박람회였다. 반면에 부산이 이번에 유치하려는 세계박람회는 등록엑스포다. 인정엑스포와는 규모, 운영방식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박람회’다. 등록과 인정엑스포는 중요성 측면에서 올림픽과 아시아경기의 차이로 비유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쟁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경쟁은 치열할 수 있지만 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1988 서울올림픽 유치전에서 경쟁했던 캐나다, 일본 등과의 관계가 악화됐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따라서 이번 유치전의 결과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가 부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다. 오히려 최선을 다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양국이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대한민국이 1988 서울올림픽 유치에 나선 것은 한국전쟁 이후 발전상을 세계에 과시하고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우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강국이자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대한민국은 지금 기후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다루는 데 기존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가난과 권위주의를 딛고 지켜온 자유시장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전 세계와 공유해야 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는 개최국으로서 대한민국을 알리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국제문제 해결에 대한민국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역량을 선언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부산이 유치에 성공한다면 2030 부산세계박람회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눈부신 발전사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세계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공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유치 성공을 위해 모두가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힘을 보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실사단 방문#유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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