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KIOST 남해연구소 해양시료도서관 신현호 박사 연구팀이 마비성패독을 일으키게 하는 식물플랑크톤인 ‘알렉산드리움’이 봄철뿐만 아니라 여름철과 겨울철에도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마비성패독은 식물플랑크톤이 생산하는 독소 중의 하나로, 이 독이 들어간 조개, 홍합, 전복 등 패류를 섭취하면 두통, 메스꺼움, 구토, 근육 마비 증상이 나타나며 심각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알렉산드리움(Alexandrium)은 2개의 편모를 가지고 유영하는 식물 플랑크톤으로, 이 플랑크톤을 섭취한 패류가 마비성 패독을 생산하게 된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알렉산드리움 내에 함유된 일종의 씨앗인 휴면포자는 휴면기를 가지며, 휴면기에는 어떠한 환경요인의 자극에도 발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준 박사, 수산과학원 손문호 박사와 함께 경남 진해만에서 여름과 겨울철 해양퇴적물에서 알렉산드리움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알렉산드리움 내 휴면포자의 유전형들은 수온의 계절적 변화에 적응을 하고 염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언제든지 발아할 수 있는 생존 전략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호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봄철에만 유행할 줄 알았던 알렉산드리움이 수온 변화에 매우 뛰어난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알렉산드리움 스스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달 국제 학술지 해양오염학회지(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발표됐다.
신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마비성 패류독소의 발생은 특정 계절에 제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패류에서 비롯된 패독은 끓이거나 익혀도 사라지지 않는다. 어업인들은 패류 채취시기를 준수하고 연구기관에서는 이와 관련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OST 강도형 원장은 “마비성패독 발생과 관련한 연구는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서 “KIOST는 앞으로도 알렉산드리움과 같은 유해 해양생물로부터 수산피해와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