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본부, 침수사태 원인 분석
낙동강 수위 높아질수록 침수 확산
복선전철 복구공사는 연관성 적어
피해 큰 족구장부터 성토작업 계획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삼락공원) 체육시설이 완전히 물에 잠긴 침수는 지반 침하와 낙동강 수위 상승이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담당 기관은 침하가 이뤄진 삼락공원 저지대에 강물이 스며든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낙동강본부)는 “삼락공원 침수 원인 조사 및 대책 수립을 위한 용역의 핵심 내용을 미루어 볼 때 침수 사태의 원인은 지반 침하와 낙동강 수위 상승으로 꼽힌다”고 24일 밝혔다.
낙동강 하구 둔치 약 4.7㎢(약 142만 평)에 조성된 삼락공원의 중앙부인 족구장과 게이트볼장 주변 약 2만8000㎡(약 8484평)는 지난해 가을부터 물에 잠겼다(본보 3월 23일 자 A16면 보도). 이에 낙동강본부는 올 1월부터 침수 원인을 찾기 위해 1900만 원을 들여 용역에 나섰다. 용역은 이달 말경 완료될 예정.
동아일보가 입수한 용역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해당 공원은 낙동강 수위가 높아질수록 삼락공원의 침수 피해가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하구 낙동강하굿둑에서 계측한 낙동강 수위가 인천 앞바다의 평균 해수면(EL)보다 0.9m 높았던 3월 31일의 경우 8면의 족구장이 모두 물에 잠겼다. 반면 낙동강 수위 EL보다 0.72m 높았던 지난달 23일, EL보다 0.75m 높았던 2월 7일에는 1면 정도를 제외하고 족구장의 물이 빠져 침수 상황이 완화됐다.
낙동강본부 관계자는 “삼락공원은 2012년 조성된 뒤부터 연약지반 곳곳에서 자연침하가 발생했다”며 “수위 상승으로 강물이 침하가 이뤄진 저지대에 스며들어 고이면서 체육시설이 잠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낙동강본부 측은 침수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부전∼마산 복선전철 건설사업 현장 복구 공사와의 연관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락공원의 지반 침하가 복선전철 복구 공사가 시작된 2020년보다 훨씬 앞선 시기부터 일어났기 때문이다.
기자가 16일 찾은 삼락생태공원의 족구장 8면은 여전히 물에 잠겨 있었다. 주변의 수풀이 무성해져 침수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두 달 전보다 물이 빠진 것처럼 보였을 뿐 족구장 밑바닥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낙동강본부는 “낙동강 수위에 따라 물이 들어찼다가 빠지길 반복하는 것”이라며 “강 수위가 평균 해수면에서 0.7m 높이보다 낮은 경우엔 침수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낙동강본부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대책 추진에 나선다. 가장 많이 침수된 족구장부터 모래와 흙을 채워 넣는 성토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공원 전반의 자연침하가 가속화될 것에 대비하기 위해 더욱 면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정주철 도시공학과 교수는 “모래 퇴적층인 낙동강 둔치의 침하가 어느 구역에서 얼마만큼 더 발생할지 등을 토질전문가에게 맡겨 진단해야 안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며 “지반 침하의 속도가 빠를 경우 체육공원으로 활용 중인 삼락공원의 용도를 생태수변공원으로 변경하는 사회적 논의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성대 이재복 환경공학과 교수는 “배수펌프를 가동해 침수됐던 곳의 물을 퍼내는 것이 급선무다. 더워질수록 침수구역에서 유해 해충이 번식해 시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무엇보다 지반 침하의 가속화를 확인하기 위해 주요 지점에 대한 면밀한 계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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