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다! 멍멍!” 1g도 찾아낸다…경찰 마약탐지견 ‘폴리·소리’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25일 13시 32분


“돌아, 앉아, 찾아!”

지난 24일 오전 10시 경기북부경찰청 별관 2층 훈련장.

핸들러 최영진 경위의 지시가 떨어지자 경기북부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마약탐지견 ‘폴리’는 일렬로 나란히 놓인 인지박스를 빠르게 킁킁거렸다.

그러더니 6번째에 놓여진 박스를 향해 짖기 시작했고, 이내 코를 박스 구멍으로 넣으며 마치 ‘여기에 마약이 있다’는 듯 신호를 보냈다.

박스 안을 들추자 마약 냄새를 묻힌 솜 뭉치가 비닐 속에 담겨 있었다.

폴리가 극소량의 마약 냄새를 찾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10초.

다른 박스 안에는 현혹되기 쉬운 소화제 가루 등 마약보다 훨씬 강한 약제와 향료가 있었지만 폴리는 정확히 마약냄새를 구분했다.

이어진 주차 차량 탐색 훈련.

차량 내·외부를 탐색하던 폴리는 단숨에 번호판 사이에 은밀하게 숨겨진 마약냄새가 묻은 솜을 찾아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으로 6살인 폴리는 화재현장에서 인화성물질을 찾는 방화탐지견으로 활동하다 올해 2월부터 마약탐지견으로 전환돼 활동 중이다.

지난달 21일 처음 출동했던 동두천시의 한 마약판매상 차량 안에서 필로폰 투약에 쓰였던 빈 주사기와 필로폰 10g을 순식간에 찾아냈다.

폴리와 함께 북부경찰청 소속 마약탐지견인 ‘소리’도 맹훈련을 거듭하며 일취월장하는 능력을 뽐냈다.

훈련장 내 인지판에 설치된 36개의 구멍 속 시료들을 빠르게 훑던 소리는 특정 구멍에 코를 들이밀면서 ‘여기에서 마약냄새가 난다’고 알렸다.

사무실 내 서랍 등 개방되지 않은 곳에 숨긴 것도 순식간에 찾아내며 뛰어난 인지능력을 자랑했다.

같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이지만 폴리보다 3살 어린 소리는 사람 세포 냄새를 통해 범인을 찾는 체취선별견으로 활동해오다 지난 3월부터 마약탐지견으로 투입됐다.

폴리와 소리는 최근 마약 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경찰이 2016년 이후 7년만에 마약탐지견을 다시 도입하면서 활동하게 됐다.

마약탐지견이 되기 위해선 보상으로 주어지는 공을 좋아해야하고, 공격성이 없고, 인내력 테스트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하루에 4~5시간씩 마약류 냄새를 식별하기 위해 집중 훈련을 받고 있는 폴리와 소리는 필로폰, 코카인, 케타민, 야바, 양귀비, 대마 등 6가지 마약을 인지할 수 있다.

핸들러이자 탐지견의 훈련을 담당하는 최영진 경위는 “현장에서는 소량으로 포장돼서 깊숙히 은닉한 마약류도 찾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속해서 시료의 강도를 낮춰서 약한 냄새도 찾을 수 있는 훈련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약탐지견은 폴리와 소리 2마리가 전부지만 현재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추가로 2마리를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최근 신종 마약류 선별 등 탐지견의 훈련 고도화를 위해 미 육군범죄수사대와 훈련 기법 협업을 논의 중이다.

최 경위는 “최근 마약범죄가 크게 증가하면서 불시에 현장에 투입해야하는 경우가 있어 경기북부경찰청에서 선제적으로 도입해 마약탐지견을 활용 중”이라며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마약수색 현장에서 정확도와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전했다.

[의정부=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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