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우주센터로부터 직선 거리로 약 15㎞ 떨어진 이 곳에서 시민들은 지상을 박차고 날아오른 누리호를 바라보며 연신 감탄사를 토해냈다.
오후 6시 24분 발사대에서 피어오른 연기를 뚫고 누리호가 창공으로 솟구치자 시민들은 함성을 내질렀다.
시민들은 진귀한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어 연신 사진을 찍거나 고성능 카메라로 발사 매 순간을 담았다.
어린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누리호의 불꽃이 분사되는 꼬리를 가리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시민들의 기대와 시선을 한몸에 받고 날아오른 누리호는 발사 30여 초 만에 푸르른 하늘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발사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듯 한동안 텅 빈 하늘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는 시민도 있었다.
시민들은 성공을 예감한 듯 곳곳에서 ‘누리호 화이팅’을 외쳤다. 발사체 1단과 페어링 분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속보가 날아들자 시민들은 또다시 환호했다.
탑재된 위성 8기가 모두 분리됐다는 희보에 시민들은 엄지를 치켜 세웠다.
비슷한 시간대 광주 북구 오룡동 국립광주과학관에 모인 학부모·학생 100여 명도 중계 영상 속 힘차게 오르는 누리호를 바라보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화면에서 ‘30초 전’이라는 공식 안내 음성이 나오자 딴 눈을 팔던 아이들이 ‘우와’, ‘한다’, ‘야 시작이야’라고 웅성거렸다. 일제히 화면으로 고개를 돌린 아이들은 발사 19초 전 공식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들뜬 동심은 큰 소리로 숫자를 하나하나 외쳤다.
마침내 누리호가 붉은 불꽃을 지면으로 힘차게 내뿜으며 떠오르자 아이들은 고사리손을 모아 큰 박수를 쳤다. 아이의 손을 꼭 잡거나 품에 안은 부모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기쁜 표정으로 발사 실황을 휴대전화에 담기 바빴다.
아이들은 누리호가 1단 분리, 2단 분리 등 예정된 임무를 차례로 수행하는 사이 발사 장면 재방송을 볼 때마다 환호성을 치거나 신이 난 듯 의자에 손장구를 쳤다.
이날 관람을 마친 학부모·학생들은 과학관 1층 내 바닥에 그려진 누리호 실물의 2분의 1 규모로 축소한 모형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며 뜻깊은 추억을 새기기도 했다.
대구에서 온 조승원(36)씨는 “전날 접한 발사 연기 소식에 당황스러웠지만 곧 기체에 결함이 없다는 소식에 안도했다”며 “잘 날아가는 장면까지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해서 기쁘다”고 했다.
양원주(25·여)씨는 “매번 발사 장면을 뉴스로만 보다 이번에 처음 보게 됐다. 웅장하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며 “사출된 8개 위성이 제 몫을 다 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했다.
우주과학자가 꿈인 장주열(13) 군은 “너무 기뻤다. 우리 역사에 길이 기록될 영상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어 좋았다”며 “누리호가 남은 임무를 모두 무사히 마칠 때까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어린 남매와 함께 발사 장면을 지켜본 정영훈(43)씨는 “정말 감동적이다. 우리나라에서 다른 나라 눈치를 봐가면서 13년이나 걸려 개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 뭉클했다.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순수 기술력으로 일궈낸 우주과학 성취가 새삼 대단하다고 느낀다”면서 “아직 어리지만 아이들이 누리호 발사 성공을 지켜보며 과학을 좀 더 친밀하게 느끼고, 더 넓은 세상을 보며 큰 꿈을 키워나가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6시 24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이륙했다. 발사 이후 1단 분리, 페어링(위성 덮개) 분리, 2단 분리부터 8기의 탑재위성 분리까지 모든 비행 절차를 수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리호 발사 약 1시간 20분 뒤인 오후 7시 50분께 발사 결과를 공식 브리핑할 예정이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가 공식적으로 성공할 경우 ‘최초의 민간 기업 참여 발사 성공’과 ‘최초의 실용 위성 발사 성공’이라는 우리나라 우주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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