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교역축 담당하던 한중 카페리
코로나19 이후 中서 여객 운송 막아
국제여객터미널 개점 휴업 상태
선령 제한 2∼3년 남은 선박도 4척, 화물 운송까지 정상운영 불투명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한중 카페리가 정박하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요즘 승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0년 2월부터 여객 운송이 중단된 뒤 현재까지 한중 카페리가 화물만 싣고 운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인천항만 업계에 따르면 한중 카페리 노선은 전국 16개로 인천항에 10개, 경기 평택항 5개, 전북 군산항 1개 노선이 각각 개설돼 있다. 이 가운데 1990년 9월 위동항운의 골든브릿지호가 인천항을 기항지로 첫 운항을 시작한 뒤 인천항은 양국 교역의 한 축을 담당하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
2019년까지 인천∼웨이하이 등 모두 10개 항로에서 연간 200만 명에 이르는 여객이 이용했다. 화물은 지난해 46만8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실어 날라 전국 한중 카페리 물동량(62만2000TEU)의 약 75%를 처리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여객 운송이 전면 중단된 뒤 3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중국 정부는 한중 카페리를 통한 여객의 입출국을 막고 있다. 최근 국제적으로 방역 기준이 완화돼 항공기 운항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인천항만공사(IPA)가 2020년 6월 6705억 원을 들여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해안가에 연면적 6만7000여 ㎡ 규모로 개장한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IPA는 3월 여객 운송 재개에 대비해 세관·출입국·검역(CIQ) 기관 등과 함께 여객 입출국 수속에 필요한 시설과 시스템을 점검했지만 아직 인력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양국 관계 악화로 여객 운송 재개 시점이 다시 불투명해진 상태다.
선령(船齡)이 30년을 앞두고 있어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한중 카페리가 많은 것도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운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인천과 톈진을 오가던 진천페리는 건조된 지 30년이 넘어 2020년 1월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진천페리는 주주들의 경영 분쟁이 발생해 아직 새로운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고 있다.
또 앞으로 선령 제한이 2, 3년 남은 한중 카페리가 4척이나 있는 것도 문제다. 수명을 다한 한중 카페리를 대체할 새로운 선박을 건조하려면 보통 2년 이상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 해당 카페리 선사가 수익성이 높은 화물전용 대체 선박을 운항하면 하역이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컨테이너 전용터미널로 물동량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카페리 선사와 계약한 하역회사는 물동량 감소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최두영 인천항운노동조합 위원장은 “중국 10개 주요 항구 도시를 매주 2, 3회 연결해 온 한중 카페리는 인천항을 양국 교역의 주요 거점으로 성장시켰다”며 “막대한 국가 재정으로 건설된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정상 운영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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