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에 있는 미국 유명 팝아트 작가 로버트 인디애나의 대표작 ‘LOVE’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셜그룹 본사 앞에 설치된 로버트 인디애나의 대표적 조각 연작인 ‘LOVE’에 래커 스프레이로 낙서가 칠해졌다.
작품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지난 21일 오전 2시경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검은색 스프레이로 작품에 ‘ZOMBRA’라고 낙서하는 모습이 담겼다. ‘ZOMBRA’라는 글씨는 최근 을지로와 명동 일대에서 여럿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측은 낙서를 발견하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해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품 ‘LOVE’는 대신파이낸셜그룹이 2016년 여의도에서 사옥을 옮기면서 설치한 것으로, 그룹의 사유 재산이다. 당시 대신증권 측이 로버트 인디애나 재단에 연락해 구입했다. 서울의 공개 장소에 이 작품이 영구적으로 설치된 건 처음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작품을 23억 원에 구입했고 작가 사망 후에는 50억 원대까지 가격이 올라갔다”며 “지금 현대미술관 등에서 낙서를 지우고 있지만 비용만 2억 원 정도가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유 재산에 행해지는 모든 기물 파손 행위는 불법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며 “낙서 행태가 실수로 보기 어려워 조사 후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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