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했던 제주 지역 초중등 육상 선수단이 26일 울산으로 이동해 단체 트라우마 치료를 받았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항공기에 탑승한 제주 지역 초중등 육상 선수단 38명과 인솔자 10여 명은 이날 밤 울산 인근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받았다. 비행 중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를 경험한 충격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194명을 태우고 오전 11시 40분경 제주공항을 출발한 해당 항공기에서는 착륙을 앞둔 낮 12시 35분경 지상 250m 상공에서 출입문이 갑자기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항공기 출입문 개방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승객 9명은 과호흡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밤 퇴원했다. 입원했던 9명은 대부분 제주 지역 초중등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에 탑승한 육상 선수단은 다음날인 27일부터 28일까지 울산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퇴원한 선수들은 울산 지역으로 이동했지만 이날 사고로 다수의 선수가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다. 이에 제주교육청은 육상 선수단 전원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를 울산 현지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도자 A 씨는 “28일 제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아이들이 비행기를 다시 타는 게 두렵다고 얘기하고 있다. 대회는 차치하고라도 돌아가는 과정이 걱정”이라고 했다. 선수단 일부는 대회 출전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30대 남성 탑승객 이모 씨가 고의로 항공기 출입문 연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이모 씨를 착륙 직후 체포해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제주에서 혼자 탑승한 이 씨는 체포 후 범행 동기 등에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대화를 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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