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발 대구행 항공기 착륙前 사고
250m 상공서 문 연 30대男 체포
모친 “아들, 최근 동거녀와 헤어져”
승객 “쾅 하더니 비명… 테러난 줄”
문 열린 채 비행-착륙, 뜯겨져 나간 탈출용 슬라이드 26일 낮 12시 35분경 대구공항 상공에서 착륙 중이던 제주발 아시아나 항공기 비상구가 승객에 의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왼쪽 사진은 지상 250m 상공에서 열린 문(점선) 사이로 강한 바람이 들이치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착륙 후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뜯겨 나간 모습이다. 이 비행기에는 승객 19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중 9명이 과호흡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매일신문 제공·사진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아시아나機 비행중 승객이 문 열어…194명 ‘공포의 12분’
“‘쾅’ 소리와 함께 비행기 출입문이 갑자기 열리자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테러가 난 줄 알았어요.”
26일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했던 김모 씨(44)는 지상 250m 상공에서 비행기 출입문이 갑자기 열린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씨는 “출입문 옆 승객들이 고개를 숙이고 울거나 혼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6일 오전 11시 40분경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항공기는 착륙 직전인 낮 12시 35분경 지상 250m 상공에서 출입문이 갑자기 열렸다. 출입구 바로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이모 씨(33)가 고의로 연 것이었다. 비행기는 출입문이 열린 채 낮 12시 37분경 대구공항 활주로에 착륙했고, 이어 12시 47분경 완전히 멈췄다. 승객들은 약 12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항공기 출입문 개방으로 인한 추락 등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객 194명 중 9명이 과호흡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이날 밤 퇴원했다.
대구경찰청은 출입문을 연 이 씨를 착륙 직후 체포해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제주에서 혼자 탑승한 이 씨는 체포 후 경찰에 “비상구 고리를 당겼다”며 범행을 인정했으나 동기 등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어머니는 이날 경찰에 나와 “아들이 대구에 살다가 1년 전 제주도에 가서 여자친구와 동거했는데 최근 이별 통보를 받은 후 비행기를 탔다”고 말했다고 한다.
매일신문 제공
착륙 직전 “왜 도착 안하냐”며 비행기 문열어
아시아나機 ‘공포의 12분’ 대기표로 비행기 탑승한 30대 男 막판 빈자리 생겨 비상구 앞 앉아 “기체 흔들리고 기내 뿌옇게 변해… 뛰어내리려 해 잡아끌고 난리”
“호흡 곤란” 호소 승객들 병원 이송 26일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비행 중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던 초·중학생 선수들이 과호흡 증세를 호소하다 119 구조대에
의해 이송되고 있다. 대구=뉴스1“영화에서처럼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 같아 너무 무서웠어요. 땅에 내려왔는데도 호흡이 잘 안 돼 친구들과 주저앉아 울었어요.”
대구행 아시아나 비행기에 탑승했던 강모 군(13)은 26일 아찔했던 사고 순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강 군은 27일 울산에서 시작되는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참가를 위해 이 비행기를 탔다.
이날 승객 중에는 강 군처럼 전국소년체육대회 참가를 위해 비행기를 탄 제주 지역 초중등 학생 48명과 인솔자 20명 등 68명도 포함돼 있었다. 착륙 직후 과호흡을 호소하다 응급실로 이송된 9명도 모두 대회 참가를 위해 탑승한 학생(8명)과 인솔자(1명)였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었고 전원이 이날 저녁 퇴원 후 울산으로 이동해 트라우마 치료를 받았다.
● “왜 도착 안 하느냐” 말하며 출입문 열어
SNS 영상 캡처 탑승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사고가 발생한 건 착륙 약 2분 전이었다. 일부 목격자는 이 씨가 갑자기 “시간이 다 됐는데 왜 도착을 안 하느냐”며 출입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후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바람이 기내로 거세게 들이치면서 승객들의 몸이 심하게 흔들렸고, 쾅 소리와 함께 먼지가 발생하며 기내 공기가 뿌옇게 변했다.
승객 A 씨(46)는 “문이 열린 직후 승무원이 ‘안전벨트 하세요’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이어 한 남성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려는 듯한 행동을 하자 승무원이 ‘승객분들 도와 달라’며 주변 남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제주체육연맹 소속 지도자 황윤미 씨(43)도 “승무원들이 뛰어내리려는 남성을 잡아끌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출입구 쪽에 있던 승객들은 호흡을 가쁘게 들이쉬다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했다. 승객 B 씨는 “착륙한 후 승무원들이 기내 방송으로 승객 중에 의료진이 있느냐고 찾는 걸 들으며 몇 명은 큰일을 당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도 쉽게 안정을 찾지 못했다. 헛구역질을 하며 눈물을 보인 승객도 다수였다. 황 씨는 “비행기 추락과 비슷한 상황을 겪어 스트레스나 트라우마가 크게 남을 것 같다. 일부는 제주로 돌아갈 때 배를 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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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7 05:15:35
제주도에 간첩단 잡혔다더니, 아직 남아있나? 만약 저런놈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비행기 추락햇으면, 대형 참사라고 난리났을것이다. 다들 무사해서 천만 다행이다. 언론에서,계속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데, 본인은 말이 없는데, 정신이 이상한지 여자 친구랑 헤어졌는지 알게 뭐냐? 언론에 동정 여론 사려고 하지 말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
2023-05-27 04:10:49
어린 선수들이 탄 비행기였다니... ㅠㅠ 안전벨트 안 맸으면 전부 날아가고 비행기가 중심잃고 추락했을 수도 있는 건데... 그놈이 마약을 처먹었거나... 정신병자 이거나.... 그게 아니면 이태원이 안먹히니까 또 다시 어린애들을 노려서 제2의 세월호를 만들려고 했거나... 무엇이었든간에 그놈은 무조건 사형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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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7 05:15:35
제주도에 간첩단 잡혔다더니, 아직 남아있나? 만약 저런놈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비행기 추락햇으면, 대형 참사라고 난리났을것이다. 다들 무사해서 천만 다행이다. 언론에서,계속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데, 본인은 말이 없는데, 정신이 이상한지 여자 친구랑 헤어졌는지 알게 뭐냐? 언론에 동정 여론 사려고 하지 말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
2023-05-27 04:10:49
어린 선수들이 탄 비행기였다니... ㅠㅠ 안전벨트 안 맸으면 전부 날아가고 비행기가 중심잃고 추락했을 수도 있는 건데... 그놈이 마약을 처먹었거나... 정신병자 이거나.... 그게 아니면 이태원이 안먹히니까 또 다시 어린애들을 노려서 제2의 세월호를 만들려고 했거나... 무엇이었든간에 그놈은 무조건 사형시켜야 한다.
2023-05-27 06:57:13
이유 여부를 불문. 엄벌에 처하고, 평생 비행기탑승을 금지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