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 전체 신입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글쓰기 시험에서 학생 3명 중 1명꼴로 ‘미달’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대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글쓰기 특별시험에서 총 응시생 831명 중 266명(32.0%)이 ‘Ⅰ수준’ 성적을 받았다.
서울대의 글쓰기 평가 성적은 Ⅰ·Ⅱ·Ⅲ 수준으로 구분된다. 숫자가 높을수록 점수가 높다. 최하등급인 Ⅰ수준은 글의 일관성이나 명료성이 부족하고 글에서 제시한 근거에 적절한 것과 부적절한 것이 섞여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에는 Ⅰ수준이 26.0%였으나 1년 만에 6%포인트 늘었다. 서울대는 지난해부터 모든 단과대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글쓰기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강제가 아니라 자율로 실시돼 신입생 중 일부가 시험을 치르고 있다.
단과대별로 보면 자유전공학부는Ⅰ수준 학생 비율이 15.8%로 가장 낮았다. 경영대(21.1%), 인문대(23.4%)도 낮은 편에 속했다. 음대에서 Ⅰ수준 학생 비율(66.7%)이 가장 높았다. 뒤이어 간호대(57.1%), 미대(43.5%), 농생대(40.8%), 치대(40.0%) 순이었다.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이 초중고 12년 동안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경험이 부족했고 이는 곧 글쓰기 능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 등 영상 매체에 익숙하고 활자 매체를 기피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글쓰기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국어교사는 “학생들이 긴 글보다는 짧은 영상에 익숙해지면서 인과성을 갖춘 논리적인 글을 쓰는 경험이 부족해진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서울대는 논술 전형이 없어 글쓰기 훈련에 대한 신입생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 기초교육원 관계자는 “필수이수 과목인 ‘대학 글쓰기1’ ‘대학 글쓰기2’를 통해 학술 글쓰기에 대한 기초를 쌓게 하고 있다”며 “체계적인 글쓰기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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